형소법 개정 후 보완수사 요구 60% 급증…경찰 "사건 핑퐁 없어"
보완수사 요구 8995건·중수청 통보 2002건
국수본부장 "국무회의 참석 장점"…수사 중립성 보장 전제
[파이낸셜뉴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공소청의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통보된 사건은 2000건을 넘어섰지만 실제 이첩요구는 1건에 그쳤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6일 기준 보완수사 요구가 8995건으로 전년 동기(5615건)보다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요 요구 내용은 추가 참고인 조사와 물적 증거 보완, 사실관계 확인 등이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 증가에 대응해 수사 인력 4000명 보강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 시도경찰청에 협력계를 설치해 주요 사건의 보완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했다가 경찰에 이송한 사건은 지난 23일 기준 141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송치했지만 검찰에서 처리를 마치지 못해 보완수사 요구 형태로 돌아온 사건은 8784건으로 지난 26일 기준 전체 보완수사 요구 8995건과 중복된다.
지난 20일까지 경찰이 중수청에 인지통보한 사건은 2002건이며 실제 이첩요구는 1건이다. 통보 사건에는 보이스피싱 관련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관련 범죄, 마약범죄 등이 포함됐다. 다만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이 완비되지 않아 범죄 유형별 정확한 건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최근 금융권 인공지능(AI) 해킹 사건은 해킹 대상 시스템이 법률상 전자금융기반시설에 해당하는지 검토한 뒤 중수청에 통보했다. 중수청은 경찰이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한 점 등을 고려해 수사를 개시하지 않겠다고 회신했다.
홍 본부장은 수사기관 간 사건 떠넘기기 우려에 대해 "인지통보한다고 수사를 멈추는 게 아니다"라며 "법률상 절차일 뿐이지 핑퐁의 과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은 중수청의 이첩요구가 있기 전까지 수사를 계속하고, 요구가 들어오면 기존 수사 내용을 넘기는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구조다.
중수청의 사건 이첩은 시행령상 기준에 따라 이뤄지며 경찰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 다만 사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경우 등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소청이 사법경찰리의 단독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에 대해 시정을 요구한 사실도 확인됐다. 사법경찰관은 경위 이상, 사법경찰리는 경사 이하 경찰관으로 현행 법령은 사법경찰관이 수사를 담당하고 사법경찰리는 이를 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사법경찰리가 단독으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시정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공소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법경찰관의 구체적인 지휘 아래 조서 작성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판례와 일선 인력 분포 등을 고려해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경위 이상 사법경찰관의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관계성 범죄 대응을 위한 전국 단위 전수점검도 진행 중이다. 지난 26일 기준 점검 대상 4만3712건 가운데 2만8396건(약 65%)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구속영장 203건, 유치 284건, 전자장치 부착 203건을 각각 신청했다.
경찰은 가해자 제재와 격리를 강화하기 위한 법 개정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며 법무부와 스토킹 전자장치 부착자 관련 실시간 정보 연계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전자장치 부착 인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인천 흉기 난동 등 이상동기범죄 대응과 관련해서는 범죄예방환경 개선과 민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장소 흉기소지 신고 등을 분석해 범죄 다발지역에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신속 대응과 치료 연계를 강화하고 국가 공공이송단 도입에도 협력할 방침이다.
사이버범죄 대응을 위해서는 해외 증거 보존을 위한 국제 공조를 확대하고 생성형 AI 분석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관련 규정이 보강되면서 사이버범죄 대응을 위한 부다페스트 협약에 조만간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 본부장은 수사기관의 국무회의 참석을 둘러싼 수사 독립성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다는 전제 아래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보다는 국무회의에 가서 국정 상황을 공유하는 장점은 있는 것 같다"며 범죄 예방과 피해 회복 등을 위한 관계부처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이 개별 사건 수사에 개입할 경우에는 중립성 확보를 위해 이의를 제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무회의 참석에 따른 장점 역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