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에 주물공장 끌려가… 엄마와 2년 끊었다" 이호철의 뒤늦은 고백
[파이낸셜뉴스] 가난과 부모의 이혼 등 힘겨웠던 유년 시절의 상처로 2년 넘게 어머니와 연락을 끊고 지냈던 배우 이호철(39)이 오랜 갈등의 벽을 허물고 어머니와 재회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호철은 동료 배우 배정남, 현봉식과 함께 고향인 대구를 찾아 2년 넘게 만나지 못했던 어머니를 방문하는 사연을 공개했다.
이호철은 어린 시절 겪었던 극심한 생활고를 담담히 회상했다. 그는 "5살 무렵 부모님이 이혼하신 뒤 어머니가 시장에서 꼬치 장사를 하며 여동생과 나를 키우셨다"며 "그 시절 홀몸으로 두 아이를 키우는 게 결코 쉽지 않아 결국 시골 할머니 댁에 맡겨졌다"고 전했다.
조손가정으로 지내던 시절의 기억은 가난의 상흔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는 "할머니도 살림이 넉넉지 않아 쌀이 떨어지면 300원짜리 대용량 국수 한 봉지로 일주일을 버텨야 했다"며 "그때 너무 질리도록 먹은 탓에 서른 중반이 될 때까지 국수는 입도 대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성인이 되는 문턱에서도 빈곤의 굴레는 이어졌다. 할머니의 건강 악화로 다시 어머니 품으로 돌아왔지만, 또래들이 대학 진학을 고민하던 19세에 학업 대신 주물공장으로 향해야 했다.
생계를 위해 시작한 공장 생활은 모자간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이호철은 "어머니는 같이 번 돈을 직접 관리하길 원하셨지만, 내 몫은 스스로 모으고 싶어 반대했다"며 "그 문제로 사이가 틀어져 밥도 얻어먹지 못했고, 결국 독립이라기보다 사실상 집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왔다"고 고백했다. 이후 서운함이 쌓이면서 명절에만 형식적으로 안부를 주고받을 뿐, 2년이 넘도록 어머니의 얼굴을 보지 않는 단절 상태가 이어졌다.
멀어졌던 두 사람을 다시 잇게 한 계기는 어머니의 건강 악화 소식이었다. 최근 통화에서 어머니의 대장에 용종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불쑥 걱정이 앞서고 얼굴이 보고 싶어졌다"며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대구 고향 집 문을 두드렸다.
2년여 만에 마주한 모자는 꽃다발과 손편지 한 장에 해묵은 앙금을 녹여냈다. 이호철이 건넨 편지에 적힌 투박한 "엄마 사랑합니데이"라는 글귀를 본 어머니는 "평생 처음 받아본다. 너무 행복하고 말도 못 하게 사랑한다"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단순한 연예인 신변잡기를 넘어 한부모·조손가정이 마주하는 구조적 빈곤과 그로 인한 가족 갈등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겪는 조기 노동 진입과 가족 부양의 압박이 가족 관계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돕는 사회적 안전망과 정서적 지원의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