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는 안 마셔도 라떼는 마신다"… 유업계, 카페·베이커리 B2B 시장서 활로
1인당 흰우유 소비 40년 만에 최저…5년간 B2B 시장은 51.5% 증가
서구화된 식단에 카페·베이커리 납품 급증…B2C 감소분 상쇄
서울우유·남양유업 등 프랜차이즈 전용 제품 및 맞춤형 레시피 선봬
[파이낸셜뉴스] 저출산 여파로 흰우유의 주 소비층인 영유아·아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유업계가 카페와 베이커리 등을 겨냥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유업계는 프랜차이즈 전용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사 맞춤형 레시피를 제안하는 등 B2B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28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2.9kg으로 4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직전 해인 2024년(25.3kg)과 비교해도 1년 새 2.4kg(9.5%)이나 급감하며 유업계와 낙농가의 시름을 깊게 했다.
이러한 소비 지형의 변화는 시장 규모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B2C 우유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7529억원에서 지난해 1조5460억원으로 5년간 2069억원(11.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B2B 우유 시장 규모는 4120억원에서 6240억원으로 2120억원(51.5%) 급증하며 B2C 시장의 부진을 고스란히 상쇄했다.
B2B 우유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서구화된 식문화 확산이 자리 잡고 있다. 파스타나 크림 소스 등 요리에 들어가는 유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카페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납품되는 물량이 대폭 커진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3조7300억원 규모에 달한 국내 커피 시장이 최근 6년간 연평균 5.2%씩 팽창하면서 라떼 제조 등에 쓰이는 우유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이에 국내 유업계는 B2B 전용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거래처별 맞춤 공급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 2023년 전체 우유 판매 물량 가운데 23% 수준이던 B2B 비중을 올해 상반기 28%대까지 끌어올렸다. 국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에 원유를 납품하며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을 공급 중이다. 특히 라떼 등 커피 음료의 맛을 좌우하는 우유는 고객사와 사전 협의를 거쳐 제품 사양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생산 가능 범위 내에서 최적화된 스펙으로 맞춰 공급하고 있다.
남양유업 역시 B2B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우유와 생크림 등 프랜차이즈 전용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단순 납품을 넘어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사 유제품의 최적 활용법과 메뉴별 레시피를 함께 제안하는 솔루션 영업에 주력한다. 그 결과 남양유업의 B2B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27%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 14%,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나는 등 매년 두 자릿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자체 생산 제품과 해외 유제품 소싱 역량에 전문 연구개발 기술을 더해 거래처별 수요에 맞춘 메뉴 개발과 품질 관리 지원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구 구조상 우유 시장의 반등이 쉽지 않은 만큼, B2B 시장과 가공유 등이 향후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B2B 시장은 일반 소매 시장에 비해 마진율이 높지는 않지만, 한 번 계약을 맺으면 대규모 물량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어 실적 방어와 외형 성장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