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속옷에 5000원 티셔츠".. 옷 사러 백화점 대신 다이소 간다
고물가에 이너웨어 중심 가성비 소비 확산
다이소 의류 매출 130%·상품 1100종↑
편의점 3사 의류 매출 최대 49% 증가
롯데마트도 1만원 미만 의류 확대
[파이낸셜뉴스]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의류 구매 채널이 다변화되고 있다. 백화점이나 패션 전문점 대신 다이소와 대형마트, 편의점 등 생활밀착형 유통채널에서 저가 의류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초저가 의류가 새로운 성장 카테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의류제품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섬유제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16.59(2020=100)로, 5년 전인 2020년 대비 가격이 약 17% 올랐다. 이처럼 의류 가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유행을 덜 타는 기본 상품은 브랜드보다 가격을 우선하는 소비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올해 1~8월 다이소 의류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30% 급증했다. 세부적으로는 스포츠웨어가 약 200%, 홈웨어가 90%, 이너웨어는 80% 늘었다. 다이소의 연간 의류용품 매출은 지난 2024년 전년대비 34%, 지난해에는 70%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성장 폭을 더 키우고 있는 것이다.
상품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다이소에서 취급하는 의류용품 가짓수는 지난 2024년 말 300여종에서 지난해 말 700여종, 올해 8월 말 1100여종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전 상품을 5000원 이하의 균일가 체계로 판매하는 가격 경쟁력에 더해 품질과 상품 구색을 넓히면서 생활용품점이 의류 구매 채널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5000원 이하의 균일가에 품질과 상품 다양성을 강화한 점이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올해 1~9월 의류 매출은 CU가 전년대비 12.5%, GS25가 33.4%, 세븐일레븐이 49% 증가했다. GS25는 무신사와 협업한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를 17종으로 확대했고, 운영 점포도 3000곳에서 1만1000여곳으로 늘렸다. 이용 고객의 60% 이상이 10~30대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도 초저가 의류 경쟁에 가세했다. 롯데마트는 올해부터 1만원 미만 의류를 확대하고 8~9월부터 3000~5000원대 언더웨어를 본격 강화했다. 올해 1~9월 가성비 의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고, 티셔츠는 7%, 언더웨어는 8% 증가했다. 자체브랜드(PB) '오늘좋은' 의류 상품 수도 최근 3년간 매년 약 10%씩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자들의 의류 소비도 '가치 소비'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아우터 등 가치 있다고 느끼는 상품은 고가로 소비하되, 티셔츠·속옷 등 기본 의류는 최저가를 찾는 식으로 소비가 양극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다이소 등 접근성이 뛰어난 오프라인 채널에서 취급하는 상품군이 확장되면서, 소비자들은 한 번의 쇼핑으로 다양한 품목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이처럼 저가 상품군을 중심으로 이른바 '범위의 경제'가 작동하면서, 고급 브랜드 선호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본 의류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수요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남서울대학교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도 "최근 의류 시장이 SPA 중심으로 바뀌면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자신이 특별히 가치 있다고 느끼는 품목에만 돈을 쓰고 나머지는 최저가를 찾는 흐름 속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판매 채널들의 의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