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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발 먼저 내디딜까?"…파킨슨병 환자 뇌 읽는 AI 나왔다 [헬스LAB]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뇌 신호의 리듬 분석에 대한 기존 및 제안 기술의 비교 개요도. DGIST 제공
뇌 신호의 리듬 분석에 대한 기존 및 제안 기술의 비교 개요도.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파킨슨병 환자의 뇌 움직임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 파킨슨병의 치료 효과를 가늠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28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따르면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최지웅 교수 연구팀이 국립금오공과대학교 김한준 교수, 고려대학교 진경환 교수, 한국뇌연구원 라종철 박사 연구팀과 협력해 뇌 신호에서 ‘리듬’과 그 아래 깔린 ‘배경 신호’를 높은 시해상도로 정밀하게 분리하는 딥러닝 분석 기술 ‘NONOS’를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에는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리듬(진동 성분)’과 그 아래 깔린 ‘배경 신호(비진동 성분)’가 섞여 있다. 뇌 신호에서 이러한 리듬 성분만을 골라서 분석하는 것은 마치 붐비는 카페의 웅웅거리는 소음 속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를 골라 듣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는 초당 수십 회 진동하는 ‘베타파’라는 리듬의 세기가 과도하게 강해지는데, 이는 움직임이 느려지는 증상과 연관돼 치료 효과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문제는 기존 분석 방법이 리듬과 배경 신호의 빠른 변화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배경 신호가 높은 주파수에서 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약해지는 함수의 형태를 띠는 특성에 주목했다. NONOS는 시간에 따라 기록된 뇌 신호를 입력받아, 이 함수의 형태를 따르는 배경 성분만을 그대로 추출하도록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이다. 원래 신호에서 이렇게 추출된 배경 신호를 제거하게 되면 순수한 리듬 성분만 남게 되어 시간 해상도를 잃지 않고 두 성분의 빠른 변화를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연구팀이 파킨슨병 환자의 뇌 신호에 대해 NONOS로 추출한 리듬을 분석한 결과, 환자가 어느 발을 내딛을지 예측하는 성능(1에 가까울수록 정확)이 0.98로 기존 방법(0.54~0.79)보다 크게 향상됐다. 파킨슨병을 모방한 생쥐 실험에서도 기존 방법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뇌심부자극술(전기치료)에 따른 베타파의 급격한 세기 감소를 NONOS만 민감하게 잡아냈다.
DGIST 최지웅 교수(뇌공학융합연구센터장)는 “이번 연구는 뇌 신호 속에 섞여 있는 리듬과 배경 신호를 시간 해상도를 잃지 않고 분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연산량을 줄여 뇌이식형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작동하도록 발전시키면, 환자 상태에 맞춰 전기자극을 조절하는 맞춤형 뇌심부자극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금오공과대학교 김한준 교수는 “NONOS는 시간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다양한 생체 신호의 주기적 성분과 비주기적 성분을 높은 시간 해상도로 분해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기 때문에 논문에서 보인 예시 이외에도 다양한 시변신호 분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STEAM연구사업(BRIDGE융합연구개발),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 교육부의 글로컬랩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신경영상 분야 최상위 수준의 국제학술지 'NeuroImag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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