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양돈업도 가업상속공제 포함을… 승계 부담에 농장 분할·폐업" [농업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1)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
年 생산액 9조 불구 공제 대상 빠져
ASF 확산 원인 규명이 최대 성과
내년엔 방역순치돈사 제도화 집중
수입산 맞서려면 생산성 높여야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제2축산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축사 현대화와 질병 예방을 양돈 농가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한돈협회 제공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제2축산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축사 현대화와 질병 예방을 양돈 농가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한돈협회 제공

취임 1년을 맞은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은 "양돈 농가는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안정적으로 이어져야 수입 돼지고기와 가격·품질을 두고 경쟁할 수 있다는 이유다.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사료를 통해 전파됐을 때 정부와 함께 원인을 규명한 점을 취임 후 최대 성과로 꼽았다. 내년에는 '후보돈 방역순치돈사 설치' 제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27일 "한돈 농가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산이 늘고, 할당관세가 적용되면서 자급률 70% 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축사 현대화와 질병 예방을 생산성 제고의 핵심으로 꼽았다. 축사 현대화는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만큼 가업승계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불필요한 살처분을 줄이기 위해선 방역순치돈사 설치가 제도화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 회장은 "한돈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현재 영농상속 공제로는 원활한 승계가 어렵다"며 "지금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는 종자업, 묘목업, 도·소매업 등은 들어갔지만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양돈업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간 생산액이 9조원에 이르고 오랜 경영 노하우가 필요한 양돈업이 공제 대상에서 빠진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 대규모 투자가 부담스러워 승계 과정에서 농장 분할, 강제 매각, 폐업 원인이 됐다"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 양돈업을 추가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돈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수적이다. 한국의 평균 어미돼지 한마리당 연간 출하마릿수(MSY)는 18.9마리로 6년째 18마리대에 갇혀있다. 덴마크, 네덜란드 등 축산 선진국은 30마리대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양돈업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명시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양돈산업은 종축·번식 관리부터 질병 차단방역, 분뇨 및 악취 저감장치 도입 등 첨단 시설과 숙련 기술이 집약된 장치산업으로 진화한 반면 후계농을 위한 지원이 부족해서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집중한 과제는 방역이다. 올해 초 ASF가 사료를 통해 퍼졌을 때 정부의 방역정책에 협력했다. 그는 "발생농장과 사료 역학관계를 조사해 정부에 전달했다. 이것이 사료에 대한 ASF 바이러스 검사와 확산 원인 규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방역당국과 함께 전국 5000여 농가가 전수조사에 참여해 경로를 추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료 전파는 농가 귀책사유가 아닌 점을 정부에 전달했다. 살처분에 따라 농가에게 지급하는 가축처분 보상금을 가축평가액의 100%를 보상했다. 감액 없이 전액 지급하는 첫 사례를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내년 핵심 사업으로는 방역순치돈사를 꼽았다. 방역순치돈사는 외부에서 들여온 돼지를 합사 전 일시적으로 격리해 질병 유무 여부를 관찰하는 방역 목적 순치(안정화) 시설을 뜻한다. 지금은 농가들이 방역 순치돈사를 설치하려 해도 지자체 가축사육제한 조례에 따른 배출시설 증설 제한과 건축법상 건폐율 적용 때문에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한돈 농가가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등 소모성 질병으로 입는 피해 규모가 연간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방역순치돈사 도입 시 PRRS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순치돈사 설치를 위한 법률 기반 마련을 협회와 농식품부가 주도하고 있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토교통부의 공감대도 이끌어내 법률적 제약을 풀기 위한 막바지 조율이 진행 중"이라며 "방역순치돈사는 외부 유입 후보종돈의 질병 적응 과정을 통해 농장 내 질병의 악순환을 끊고,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시설이다. 생산비 절감과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는 공익적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최용준 농업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