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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아니라 인생 잃었다"...15년 모은 3억 날린 정신과 의사의 고백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문의 박종석 원장의 고백...'초심자의 행운'에서 마이너스 79% 손실
단순 기분 저하 아닌 '도파민·스트레스 호르몬 이상'..불면, 공황 유발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투자실패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유튜브 채널 '디글'의 '유퀴즈온더블럭' 영상, 뉴시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투자실패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유튜브 채널 '디글'의 '유퀴즈온더블럭' 영상,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고점 매수와 급락에 따른 자산 손실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포모(FOMO) 증후군'에 휩쓸려 무리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레버리지 매매에 나섰다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우울감과 중독 증세를 겪는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겪은 처절한 투병과 극복기가 주목받고 있다.

28일 뉴시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식 중독 치료 전문가로 활동 중인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방송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과거 3억 원이 넘는 전 재산을 주식으로 잃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경험을 공개하며, 주식 중독이 뇌에 미치는 파괴적인 메커니즘을 경고했다.

박 원장의 고통은 '초심자의 행운'에서 출발했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직후 3000만 원으로 삼성전자에 투자해 5개월 만에 80%의 수익을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성공의 쾌감에 취해 마이너스 통장과 의사 대출까지 끌어모으며 투자금을 키웠고, 이후 SK이노베이션 올인 후 악재 폭락, 미국 대선 테마주 투자 실패와 상장폐지 등을 겪으며 자산의 79%(약 3억 2000만 원)를 날렸다. 15년간 악착같이 모은 돈이 증발하자 그는 마우스조차 잡지 못할 정도의 손 떨림과 함께 환자들에게서 보던 공황장애 증상을 겪었다.

그는 "돈을 잃은 게 아니라 인생 전체를 잃었다는 박탈감과 자책감에 시달렸다"며 오피스텔 창문 난간에 걸터앉아 지인들에게 새벽 전화를 돌릴 만큼 극심한 우울과 위기를 겪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매일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 밥을 챙겨준 친구의 지지 덕분에 가까스로 버텨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의학적으로 주식 실패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단순한 심리적 위축을 넘어선다. 박 원장은 주가 하락과 급등락이 뇌의 편도체를 끊임없이 자극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카테콜아민을 과다 분비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이 만성화되면 교감신경계가 과항진돼 불면증, 만성 소화불량, 면역력 저하가 나타나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져 주변인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결국 대인관계와 직장 업무 집중력이 함께 무너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특히 박 원장은 '주식 우울증'과 '주식 중독'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증이 에너지가 고갈돼 무기력에 빠지는 상태라면, 주식 중독은 불안과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빠르게 도피하고자 계속해서 호가창을 들여다보고 베팅을 반복하는 '도파민 보상 회로의 기능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성인 ADHD 성향이 있거나 평소 즉각적인 자극과 내기를 즐기는 도파민 민감형 인물일수록 중독에 더 쉽게 노출된다.

주식 중독과 우울증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으로는 물리적 단절이 꼽힌다. 박 원장은 "스마트폰에서 증권 애플리케이션을 과감히 삭제하고, 로그인 비밀번호를 일부러 복잡하게 틀려 매매 접근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뇌가 정상적인 보상 체계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가계부와 감정 일기를 작성하고, 본업과 규칙적인 식사·수면 등 소소한 현실의 성취감을 채워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박 원장은 "인생은 한 번의 매매로 갑자기 역전되지 않는다"며 "불확실한 시장에서 요행을 바라기보다, 세상에서 가장 확실하고 성장성 높은 최고의 우량주는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자신에게 먼저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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