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대신 티크닉 간다"… 2030 차(茶) 열풍에 4500억 시장 들썩
차 즐기는 티크닉·헬시플레저 확산…2030 차 수요 급증
지난해 국내 차 시장 4570억으로 커져...2030년 7000억 규모
스벅·오설록 체험 강화에 글로벌 브랜드 한국 공략 가속
[파이낸셜뉴스] 조용한 다실에서 격식을 차려 마시던 차(茶) 문화가 공원이나 강변 등 야외에서 가볍게 즐기는 이른바 '티크닉(Tea+피크닉)'으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열풍을 타고 고카페인 커피 대신 차를 찾는 젊은 층이 늘면서 국내 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까지 국내 차 수입량(녹차·홍차·허브차 합계)은 2만225t으로 전년 동기(2만35t) 대비 190t 증가했다. 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내수 시장 규모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차 시장 규모는 4570억원으로 전년(4130억원) 대비 440억원(10.7%) 커졌다. 유로모니터는 국내 차 시장이 연평균 8% 이상 꾸준히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678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 열풍에 힘입어 주요 카페 및 티 전문 브랜드의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전체 차 음료 판매량이 전년 대비 8% 늘었으며, 특히 20대 고객의 구매량이 20% 이상 급증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프리미엄 차 브랜드 오설록 역시 지난해 매출이 11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뛰었다. 단순히 음료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차를 직접 우리고 음미하는 경험을 상품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특화 매장인 티바나를 운영 중이며, 오설록은 서울 북촌과 제주 티뮤지엄 등에서 차와 다식을 함께 즐기는 티 클래스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차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글로벌 티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싱가포르 명품 티 브랜드 TWG는 서울 광화문과 압구정,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핵심 상권에 매장을 열고 프리미엄 차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여기에 차백도, 헤이티, 차지 등 중국의 인기 밀크티·차 전문 프랜차이즈들도 앞다퉈 국내에 상륙하며 소비자 공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 차는 다실이나 전통 체험관에서 복잡한 예법에 맞춰 마시는 음료라는 인식이 강했다. 다기 사용법부터 찻잎의 종류까지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코로나19 전후로 대중적인 커피에 밀려 한동안 설 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흐름과 맞물려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디카페인 수요가 커지자 대체재인 차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나들이를 갈 때 술이나 커피 대신 예쁜 다구를 챙겨 야외에서 차를 우려 마시는 '티크닉' 문화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2030세대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서울의 30대 직장인 오모씨는 "오후 시간대에는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고 커피 대신 차를 마신다"며 "주말에 공원으로 피크닉을 갈 때도 술 대신 건강하고 분위기 있게 즐길 거리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도 문화에 정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가 일회성 체험을 넘어 젊은 층의 일상적인 취미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실제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개설된 '다회(차를 함께 마시는 모임)' 관련 모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나 급증했다.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커피 공세에 밀려 차 시장이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여가 시간에 카페인 부담 없이 여유와 휴식을 즐기려는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차가 2030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