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美 '이란 재공격'·한파 공포 겹쳤다…유럽 가스값 4년 만에 100유로 돌파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28일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장중 100유로 넘어…올해 2월 대비 3배 폭등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 이후 처음…이달 들어서만 38% 상승
美 중간선거 후 이란 고강도 타격 예고에 카타르산 LNG 공급 차질 우려 고조
역대 최저치 비축량 속 북극 한파 예보…내년 1월 러시아산 가스 금지도 악재

독일 뮌헨 인근의 운터라이트에 있는 유니퍼 에너지 회사의 비어방 가스 저장시설 모습. /사진=뉴시스
독일 뮌헨 인근의 운터라이트에 있는 유니퍼 에너지 회사의 비어방 가스 저장시설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이란 재공격 가능성과 다가오는 겨울철 한파 우려가 맞물리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2022년 에너지 위기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100유로(약 14만9800원) 선을 돌파했다.

■ 2022년 에너지 위기 이후 최고치…이란전쟁 발발 후 3배 폭등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11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전장 대비 4% 이상 오르며 장중 메가와트시(MWh)당 100.30유로(약 15만250원)를 기록했다.

유럽 가스값이 100유로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위기가 닥쳤던 202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올해 2월만 해도 MWh당 30유로(약 4만4940원) 안팎에 거래됐으나 전쟁 이후 3배 이상 폭등했으며, 이달 들어서만 38%나 상승했다.

■ 美 '중간선거 후 이란 타격' 시사에 중동발 LNG 공급 비상

가격 급등의 가장 큰 뇌관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미국이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에 중간선거 직후 이란을 상대로 한 단기간의 고강도 군사작전에 대비하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국 중 하나인 카타르의 11~12월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는 이란 전쟁 격화 시 중동산 LNG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도 올겨울 중동산 LNG 공급 부족 확률을 지난주 51%에서 73%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에너지 리서치업체 우드맥켄지의 톰 마르제크맨서는 "100유로는 분명한 심리적 저항선"이라면서도 "중동 지정학 상황이 급변하고 있고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를 감안하면 유럽 가스값이 추가 상승하는 데는 큰 요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 바닥난 비축량에 북극 한파 예보까지…유럽 에너지 위기 재현되나

유럽의 불안정한 수급 상황과 날씨 변수도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11월 초 북극 상공의 '돌연 성층권 승온' 현상으로 북극의 찬 공기가 북유럽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난방용 가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유럽의 가스 저장시설 재고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공급 불안이 극에 달한 상태다. 여기에 내년 1월로 예정된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전면 금지 조치도 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안네소피 코르보 미국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 정책센터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이란 두 곳의 전쟁 영향이 합쳐지며 모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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