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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서 잠든 환자 소화기로 내리쳐 살해한 70대... "나를 죽일까 봐 먼저 죽였다"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파이낸셜뉴스] 경북 포항의 한 요양병원에서 70대 남성이 잠자던 60대 환자를 소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유족이 병원 측의 초기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아버지 다쳤다는 소식에 병원 가보니... '참담'

27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아버지를 잃었다는 딸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경증 치매를 앓던 A씨 아버지는 기존에 다니던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지난 7월 포항 북구의 한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그리고 사건은 지난 8월2일 오전 11시께 발생했다. 당시 병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A씨의 아버지를 70대 남성 B씨가 길이 44㎝, 무게 5㎏의 소화기로 5~6차례 가격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위중해 수술을 조기에 마쳤고, 중환자실로 이송된 뒤 다음 날 숨졌다.

아버지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간 A씨는 초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떻게 다쳤기에 수술까지 해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어머니에게 경찰 전화가 온 뒤에야 소화기로 맞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환자실에서 아버지를 보는 순간 주저앉았다. 너무 처참했고, 제가 알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재판부 "살인 고의 인정" 징역 15년 구형... 양측 모두 항소

유족에 따르면 요양병원 측은 최초 연락 당시 피해자가 다른 환자와 다투다가 넘어져 다쳤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범행 이유도 충격적이었다. A씨는 "가해자는 (공소장에) 체격이 큰 아버지에게 위협을 느껴 자신이 살해당할까 봐 먼저 죽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었던 점을 언급하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소화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반복해서 때린 행위에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B 씨가 범행 경위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심신장애 관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B씨에게 살인죄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B씨는 항소했으며, 검찰 역시 형량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요양병원의 관리와 응급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 당시 해당 층에 간호사 등 의료진이 없었으며 아버지가 피를 흘린 채 발견된 뒤 구급차로 이송되기까지 약 30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병원의 미흡한 대응으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반면 병원 측은 사건을 인지한 직후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응급조치를 시행했다고 반박했다.

[email protected]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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