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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면접' 기발한 설정·장르적 재미·청춘 위로까지..최종합격[이 영화]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쩨쩨한 로맨스' '탐정: 더 비기닝' '해적:도깨비 깃발' 김정훈 감독 작품

영화 '최종면접' 속 장면. NEW 제공
영화 '최종면접' 속 장면. NEW 제공
영화 '최종면접' 속 장면. NEW 제공
영화 '최종면접' 속 장면. NEW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 달 동안 호흡을 맞춘 동료 가운데 단 한 명만 살아남는다. 누가 합격할지는 지원자들이 직접 결정한다. 오는 11월 4일 개봉하는 김정훈 감독의 영화 '최종면접'은 취업이라는 익숙한 현실에 기발한 설정을 더해, 장르적 재미와 따뜻한 위로를 담은 밀실 심리극이자 서스펜스 드라마다.

동료에서 경쟁자로…면접장을 뒤흔든 폭로전

경쟁은 이미 일상이 됐다. 각종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협력하던 동료가 다음 순간 탈락시켜야 할 적이 되는 광경도 낯설지 않다. 영화는 여기에 누군가를 향한 폭로가 터지면 그 사연을 들여다보기도 전에 비난부터 쏟아내는 세태를 겹쳐놓는다.

영화의 배경은 코로나19 시기다. 전 세계인의 일상을 뒤흔든 감염병 속에서도 청춘들은 마스크를 쓴 채 취업 전선에 뛰어든다. 글로벌 IT 기업의 최종면접에 오른 여섯 지원자는 5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인재들이다. 한 달간 팀 토론을 준비하며 가까워진 이들은 전원 합격을 꿈꾼다. 그러나 면접 당일 주어진 과제는 냉정하다. 제한시간 두 시간 안에 토론과 투표를 거쳐 단 한 명의 합격자를 뽑으라는 것이다.

영화는 크게 면접장에서 벌어진 일을 보여주는 전반부와 그날의 진실을 추적하는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를 끌고 가는 것은 합격자를 가리는 방법을 논의하던 이들이 발견한 의문의 봉투다. 각자의 이름이 적힌 봉투 안에는 감추고 싶은 타인의 과거가 담겨 있다. 봉투가 하나씩 열릴 때마다 쌓아온 신뢰가 흔들리고, 동료를 바라보던 눈빛도 달라진다.

다음 봉투에서는 어떤 폭로가 나올까. 지목당한 사람은 어떻게 반응할까. 무엇보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봉투를 가져다 놓았을까. 두 시간의 제한시간과 다섯 차례의 투표, 거듭되는 반전이 긴장감을 높인다. 관객도 여섯 사람을 번갈아 의심하며 추리에 동참하게 된다.

이들을 관찰 카메라로 지켜보며 흥미를 느끼는 면접관들의 모습은 씁쓸함을 더한다. 지원자들에게는 삶이 걸린 절박한 순간이지만, 화면 밖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운 구경거리다. 온라인에서 타인의 삶을 소비하는 풍경과 다르지 않다.

몇 년 뒤 누군가가 당시의 일을 취재하는 구성을 교차시킨 점도 영리하다. 면접장의 상황에 몰입하면서도, 그날의 일이 어떤 결과를 남겼기에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추적하는지 궁금해진다.

후반부는 범인을 추적하며 그날의 일을 되짚는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범인의 정체만이 아니다. 지원자들을 궁지에 몰았던 폭로 뒤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면접장에서 보았던 말과 행동에 어떤 맥락이 빠져 있었는지가 하나둘 밝혀진다. 이 지점에서 영화의 미스터리는 청춘들의 현실을 향한 연민과 위로로 이어진다. 전반부보다 감성적인 색채가 짙어져, 젊은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반전 끝에 드러난 진실, 청춘을 향한 따뜻한 시선

직관적인 제목이 미덕인 '최종면접'은 취업과 면접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미스터리 장르와 결합한 점이 돋보인다. 취업난과 스펙 경쟁에 내몰린 청춘들의 절박함은 면접장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전에 몰입감과 설득력을 더한다.

무엇보다 영화는 범인을 밝혀내는 장르적 재미에만 머물지 않는다. 경쟁에 내몰려 우정마저 사치가 된 청춘들에 대한 연민과 오늘날 세태에 대한 문제의식,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품고 있다. 그 메시지는 극중 한진우(김재원 분)가 대학 시절 산책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지켜봤다던 달빛처럼 은은하게 배어 있다.

영화가 남기는 여운은 같은 경쟁에 내몰렸더라도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선택까지 같을 필요는 없다는 데 있다. 영화를 끝까지 보다 보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와 함께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조이현,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 등 충무로의 젊은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도 반갑다.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도 흐뭇하다. 차분하게 상황을 살피는 문혜인부터 이상주의자 한진우, 행동파 리더 백승빈, 중재자 이희찬, 전략가 전요한, 완벽주의자 차주원까지 배우들은 저마다 맞춤옷을 입은 듯 각자의 개성을 뽐낸다.

이들의 앙상블은 극장가의 세대교체를 기대하게 한다. 2030 관객의 마음을 잡는 일이 흥행의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스크린에 신선한 얼굴이 필요한 이유를 새삼 느끼게 한다.

메가폰은 영화 '쩨쩨한 로맨스' '탐정: 더 비기닝' '해적:도깨비 깃발'의 김정훈 감독이 잡았다. 김 감독은 "보통의 밀실 추리물이 범인을 찾는 영화라면 '최종면접'은 사실 뒤에 가려진 진실을 찾는 영화"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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