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부당합병' 삼성물산 주주들 1심 패소...法 "이재용·경영진 불법 없어"
[파이낸셜뉴스]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지난 2015년 추진된 제일모직과의 합병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간의 합병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불법 승계 등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김석범)는 29일 심진섭씨 등 구 삼성물산 주주 27명이 삼성물산 법인과 이재용 회장, 구 삼성물산 이사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지난 2015년 9월 제일모직은 구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정해진 양사의 합병비율 1 대 0.3500885가 구 삼성물산에 현저히 불공정하다는 것이 주주들의 주장이다. 절차 중에도 국민연금공단이 부당한 지시로 찬성표를 행사하는 등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들은 2020년 합병의 위법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합병의 목적과 비율, 절차 전반에 걸쳐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 삼성물산은 사업 및 경영의 안정화, 자산가치 제고 및 재무구조 개선, 성장동력 확보 등 사업상 목적을 고려해 합병을 추진했다"며 "합병 목적이 오로지 이 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에만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논란이 된 합병비율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령에 따라 주식가치를 기준으로 외부 전문평가기관의 평가를 거쳐 산정됐다"며 "시장 주가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거나 법령상 금지된 행위가 개입됐다는 특별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이상, 자산규모나 자산가치 등의 지표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합병 승인 과정에 대해서도 구 삼성물산 이사들이 형식적으로 승인했다거나 국민연금이 부당한 지시를 받아 찬성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당시 이사진의 손해배상 책임은 모두 배척됐다. 재판부는 "이사들은 재정 상황, 경영상 곤란, 합병 시점 및 비율의 적절성, 합병 이익 등을 충분히 검토해 경영상 이익을 위해 합병을 승인했다"며 "이해상충이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주평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주주평등원칙은 주주가 회사와의 법률관계에서 주식 수에 비례해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서로 다른 회사의 주주들 사이에까지 확대 적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과 삼성물산 법인이 불법행위에 가담했음을 전제로 한 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 역시 성립할 수 없다며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