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순매수 이달 5배 급증
美주식 결제액 53억달러 달해
반도체·기술주 반등 적극 베팅
이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가 지난달의 5배 이상으로 급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미국 반도체주 상승률을 세 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집중됐다.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에도 반도체주 반등을 겨냥한 공격적 투자 수요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1~28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결제액은 53억2414만달러(약 7조1152억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10억128만달러의 약 5.3배다.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지난 7월 46억4241만달러에서 8월 19억6234만달러, 9월 10억128만달러로 줄었다가 이달 다시 증가했다. 지난 1월의 50억299만달러를 넘어선 올들어 최대 규모 순매수다.
순매수 상위권에서는 반도체·기술주 반등을 겨냥한 투자 성격이 두드러졌다. 자금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로 순매수액은 35억8925만달러에 달했다.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미국 반도체주로 구성된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세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순매수 2위인 스페이스X의 4억1412만달러보다 약 8.7배 많았다.
나스닥100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도 상위권에 올랐다. 일간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QLD)'는 2억1728만달러로 5위, 세 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2억547만달러로 6위였다. SOXL과 두 상품을 합친 순매수액만 40억1208만달러였다.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도 2억3812만달러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의 회복을 위해 AI 기업들의 수익화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빅테크의 빠른 현금 소진과 자금조달 부담이 AI 투자 수혜주들의 주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기업들이 수익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빅테크 주가가 먼저 회복하면 반도체·하드웨어도 뒤이어 반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화 성공 조짐과 주가 상승세가 먼저 확인된다면 2026년 하반기 부진했지만 여전히 공급부족 상황에 있는 AI 설비투자(Capex) 업종들의 반등은 후행적으로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순서상 빅테크와 AI 기업들이 먼저"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AI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오라클과 코어위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오라클이 2028 회계연도 하반기 잉여현금흐름 흑자 전환을 전망하면서 AI 투자 회수에 대한 우려를 덜어줬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이익 추정치가 다시 높아지는 점도 반등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