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직계약' 첫 입찰…8곳서 수수료 낮춘다
3년 내 퇴직자·현직자 가족 법인 참여 배제
[파이낸셜뉴스]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업체가 중간 운영업체를 거치지 않고 한국도로공사와 직접 계약을 맺는 첫 입찰이 시작됐다.
30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7월 9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휴게소 운영구조 개편 방안'에 맞춰 직계약 휴게소 시범운영 계획을 확정하고, 이날 공사 전자조달시스템에 입찰을 공고했다. 공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면 업체들이 내는 평균 수수료가 크게 줄어든다. 공사는 줄어든 비용이 서비스 개선과 가격 안정으로 돌아가 이용객이 효과를 느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시범운영 휴게소는 계약이 끝나는 여주(인천 방향), 대천(서울·목포 방향), 장유(서부산 방향), 군위(부산 방향)와 새로 문을 여는 월출산, 합천호(함양·울산 방향)다. 모집 매장은 식사류를 파는 푸드코트, 간식류를 파는 열린매장, 카페, 편의점이다. 카페는 쉬어 갈 공간을 갖춘 일반 카페와 2000원 이하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실속카페로 나눠 받는다.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 사업자를 고르는 기준이다. 그동안은 임대요율을 얼마나 높게 써내느냐로 승부가 갈렸지만, 앞으로는 계약이행능력과 서비스운영능력, 가격 점수를 합산해 최고점을 받은 업체가 낙찰된다. 계약이행능력은 신용평가등급과 운영 경력 등을 본다. 서비스운영능력은 가격과 서비스, 위생 안전이 핵심이다. 입찰 단위별 매출 요건만 충족하면 법인과 개인사업자 모두 응찰할 수 있다.
서비스 평가는 이용객이 바로 느낄 수 있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식사·간식 메뉴는 판매가격과 국산 식재료를 쓰는지를 살핀다. 실속카페는 커피를 얼마나 싸게 파는지, 편의점은 1+1 할인과 포인트·제휴 할인 같은 혜택을 주는지를 따진다. 사업자가 제시한 가격과 고객 혜택, 품질관리·운영계획은 계약 이후에도 서비스 평가 잣대로 활용해 약속한 개선이 실제로 이뤄지는지 관리한다.
입찰은 모두 10개 사업권으로 나눠 진행된다. 식사 매장과 간식 매장을 하나로 합쳤고, 매출 규모에 따라 필요하면 업종별로 여러 휴게소를 한 사업권으로 묶었다. 당초 7월 13일 사전규격을 공개할 때는 입찰 단위를 잘게 쪼개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품질 좋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단위를 다시 짰다. 특히 낮은 가격을 지켜야 하고 상품 공급과 물류, 재고 관리가 중요한 실속카페와 편의점은 4개 휴게소씩 묶어 입찰에 부친다. 낙찰 업체는 매장을 직접 운영해야 한다. 일부라도 제3자에게 위탁하거나 물품납품, 위탁판매 형태로 넘기는 것은 금지되며, 적발 시에는 계약 취소 등 강도 높은 조치가 내려진다.
전관 개입과 공정성 시비를 막는 장치도 새로 넣었다. 입찰공고일 기준 3년 안에 퇴직한 사람과 현직자 본인, 그 배우자와 직계가족이 대표로 있는 법인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퇴직자 단체가 세운 법인은 기술능력평가에서 25점을 깎는다. 평가위원회는 100% 외부 전문가로 꾸린다.
이번 입찰은 휴게소의 다단계 운영 구조를 걷어내려는 정부 개편의 첫 단추다. 국토부가 7월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그간 '도로공사-운영업체-입점업체'로 이어지는 구조 탓에 입점업체는 매출의 평균 33%, 많게는 51%를 수수료로 냈다. 정부는 이를 8∼9% 수준으로 낮추고 관리비를 따로 받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직계약 업무는 내년 초 출범할 공공 운영관리 전문회사가 맡고, 그 전까지는 도로공사가 대신한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와 그 자회사도 휴게소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했다.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이번 입찰공고는 국민 편의를 최우선으로 두고 휴게소 운영구조 개편을 위한 첫 단계"라며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사업자 선정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고, 8개 휴게소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