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우크라에 2.8조원 규모 패트리엇 500기 판매 승인…젤렌스키 "인도 몇 년 뒤, 당장 필요"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 국무부, 21억달러 규모 최신형 PAC-3 MSE 요격미사일 대외군사판매 승인
미국 정부 자금 미투입…캐나다·독일·노르웨이 기부금 및 EU 대출로 대금 조달
우크라 '러 정유소 공습 일시 중단' 보도 이튿날 승인…양국 갈등 봉합 기류
신규 생산 물량이라 즉각 인도 어려워…이란전 여파로 글로벌 방공무기 재고 부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024년 6월11일(현지시각)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 함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레른주에 있는 훈련소를 방문해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둘러보고 있다. 미국무부는 30일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500발의 판매를 승인했다. /사진=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024년 6월11일(현지시각)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 함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레른주에 있는 훈련소를 방문해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둘러보고 있다. 미국무부는 30일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500발의 판매를 승인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21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500기 판매를 승인했다. 다만 기존 재고가 아닌 신규 생산 물량이어서 실제 인도까지 수년이 걸릴 전망이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적인 공급을 촉구하고 나섰다.

■ 美 자금 안 쓰는 '동맹국 지원' 방식…우크라 '러 정유시설 타격 중단' 직후 승인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체계용 최신형 요격미사일(PAC-3 MSE) 500기와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대외군사판매(FMS)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손꼽히는 대규모 방어 무기 지원 조치로, 주계약업체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다.

이번 거래에는 미국 정부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다. 구매 대금은 미국의 '점프스타트(US JUMPSTART)' 프로그램을 통해 캐나다·독일·노르웨이가 제공한 분담금과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 자금으로 충당한다. 미 국무부는 "이번 판매가 우크라이나의 통합 방공 역량을 높일 것이며, 미국의 방위 태세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승인은 미·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봉합되는 국면에서 나왔다. 그동안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세 속에 패트리엇 미사일 공급 승인을 한 달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며 조속한 결단을 요구해 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유가 상승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을 비판하고 러시아와의 '경유 딜'을 발표하는 등 양국 관계는 냉각기를 겪었다. 그러나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소 공습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미 국무부는 그 이튿날 곧바로 미사일 판매 승인을 발표했다.

■ 젤렌스키 "지금 당장 미사일 필요"…이란전 여파로 글로벌 재고 바닥

문제는 실제 무기 인도 시점이다. 이번 판매안은 미군 기존 재고가 아닌 신규 생산 물량을 대상으로 해 단기간 내 우크라이나에 배치되기가 어렵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인도가 몇 년 뒤에야 시작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라며 "우크라이나에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의 집중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력망 핵심 시설에 30차례가 넘는 러시아의 공격이 가해졌다. 전날에도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 기차역과 키이우 등이 드론·미사일 공습을 받아 최소 21명이 사망하는 등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방공망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역시 동맹국 무기 지원에 더해 최근 대(對)이란 군사작전으로 탄약을 대거 소모하면서 핵심 방공무기 재고 부족에 직면해 있다. 현재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연간 생산량은 600기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미 육군은 지난 7월 록히드마틴과 최대 586억달러(약 78조2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록히드마틴은 2030년 말까지 PAC-3 MSE 연간 생산 능력을 3배인 2000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