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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못 타고 놀아" 아이의 다급한 신고…112가 지킨 생명들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찰청, 제69주년 '112의 날' 기념식 개최 현장 대응 우수 경찰관 등 18명 표창·감사장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나 오늘 자전거 타고 못 놀아. 아빠가 안 된대."

112상황실에 걸려 온 전화에서 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기북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소속 손석 경위는 이를 단순한 장난전화가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손 경위는 아이가 주변 사람에게 신고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친구와 대화하듯 질문을 이어간 끝에 아버지에게 맞았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관은 아이를 안전하게 구조해 아버지와 분리했다.

경찰청은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제69주년 '112의 날' 기념식을 열고 이 같은 현장 대응 사례를 담은 '2026 소리로 보는 사람들'을 공개했다.

사례집에는 112신고를 접수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생명을 구하거나 범죄 피해를 막은 경찰관들의 경험이 담겼다. 경찰은 연간 약 1800만건의 112신고를 처리하는 현장 경찰관들의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사례집을 발간했다.

강원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김영두 경장의 외국인 조난객 구조 사례도 수록됐다.

당시 설악산에서 길을 잃은 외국인 관광객이 112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언어 장벽에다 위치 추적까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해외 단말기(eSIM)를 사용해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던 신고자는 자신이 있는 곳을 '굴강걸' 또는 '굼강걸'이라고 설명했다.

김 경장은 통역 서비스를 연결한 뒤 신고자에게 지명의 철자를 하나씩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에 나온 '동굴(cave)'이라는 단서를 토대로 검색한 결과 해당 장소가 설악산 금강굴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경찰은 신고자의 위치를 금강굴 반경 500m 이내로 좁혔고, 구조대가 접근할 때 호루라기와 손전등을 활용하도록 안내했다. 신고자는 구조대에 발견돼 무사히 하산했다.

이날 기념식은 '112는 언제나 국민 곁에 있습니다'를 주제로 열렸다. 제6회 바른 112신고 공모전 수상자와 현장 대응 우수 경찰관, 긴급신고 공동대응 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공모전에서는 영상 부문 김태균씨와 포스터 일반부 유상원씨 등 총 18명이 수상했다. 경찰은 올해의 112요원과 긴급신고 현장 대응 우수 경찰관, 관계기관 협업 유공자 등 18명에게도 표창과 감사장을 수여했다.

경찰은 112신고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출동 경찰관이 공동주택 현관을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자동출입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 구축했다.

경찰업무용 휴대전화와 연동해 출입문을 자동으로 여는 방식으로, 전국 공동주택 1233만 세대 가운데 약 255만 세대(20.7%)에서 이용할 수 있다.

같은 날 112신고포털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개편해 신고자가 사건 진행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사건 조치 결과 등을 안내하는 문자 통지 범위도 확대했다.

경찰은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112시스템도 단계적으로 구축해 상황 판단과 현장 대응의 정확성 및 신속성을 높일 계획이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12는 지난 69년의 세월 동안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365일 24시간 쉼 없이 안전을 수호하는 든든한 비상벨 역할을 다 해왔다"며 "앞으로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첨단 시스템 도입을 통해 국민 안전과 일상의 평온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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