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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매도세에 뉴욕증시 시총 1조달러 사라져…"승자와 패자 나뉘는 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개장 종이 울린 뒤 한 트레이더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EPA 연합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개장 종이 울린 뒤 한 트레이더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EPA 연합

뉴욕 증시 시가총액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단 하루에 1조달러(약 1336조원)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막대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최근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수익실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기술주가 매도세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신용등급이 IPO 뒤에도 한동안 '정크본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전망까지 겹치며 투자자들의 AI 불안감은 더 커졌다.

그러나 유명 기술주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 요크빌 아이브스 파트너는 지금 AI 관련주를 모두 내던질 때는 아니라면서 '파괴자(승자)'와 '파괴당하는 자(패자)'를 구분해 패자를 매도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사라진 시총 1조달러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지난달 30일 급락했다. AI 노출 비중이 작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1% 넘게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1.8%, 2.9% 급락했다.

대형 기술주 100개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는 3.5% 폭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인텔이 29% 폭락하는 등 반도체 종목들의 타격이 컸다.

NBC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 규모가 1조달러를 웃돌았다.

AI 수익화 의문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근본적인 원인은 AI 수익화에 대한 의문이다. 이번 3분기 실적 시즌에서 빅테크들은 수천억달러를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고 있고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으나, 투입 비용 대비 수익 회수 속도가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대형 데이터센터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빅테크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FCF)에 빨간불이 켜졌다.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아마존 모두 마이너스(-) FCF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규모는 감소했다.

막대한 AI 투자 속에 이들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가파른 현금 유출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앤스로픽 자금 조달 부담

빅테크 현금 창출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와중에, 앤스로픽의 자금 압박 부담 우려까지 더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앤스로픽의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조율하고 있는 블랙스톤은 투자자들에게 앤스로픽 신용등급이 기업공개 뒤에도 정크본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앤스로픽은 이른바 '북극성 계획(프로젝트 노스스타)'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오는 2045년까지 AI 인프라에 8000억달러 넘게 투자하기로 했다. 보유 현금 1120억달러인 앤스로픽이 IPO로 1000억달러를 조달한다고 해도 회사채 발행을 비롯해 대규모 외부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크본드 신용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상당수 보험과 연기금의 투자 제한에 걸려 자금 접근성이 좁아진다. 또 예상보다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이런 자금조달 부담이 AI 테마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안전띠 매고 버텨라

기술주 하락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31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2023년 이후 S&P500지수 기술업종이 10% 이상 급락한 경우는 30일을 포함해 모두 6번이다. 이 가운데 4번은 낙폭이 14~27%였다.

트루이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 키스 러너는 "이제 시장은 단순한 AI 수요 증가 여부를 묻는 게 아니다"라며 "월스트리트는 막대한 투자가 탄탄한 순익과 현금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실질적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브스는 지금의 혼란을 테마의 종말이 아닌 선별 과정으로 본다. 그는 메타와 스페이스X 등의 실적을 종합할 때, 이번 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AI 생태계에서 시장을 주도할 '파괴자(승자)'와 설 자리를 잃을 '파괴당하는 자(패자)'가 명확히 갈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및 클라우드 주도권을 쥔 빅테크, 또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MS나 팔란티어처럼 AI 에이전트를 자사 플랫폼에 결합한 대형 플랫폼 및 사이버보안 업체들을 승자로 분류한다.

반면 AI 변화 속도를 제때 따라가지 못하거나 전환 비용만 늘어날 뿐 실제 매출 성장을 증명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패자로 전락해 매도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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