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익에 설비 수주까지…韓 기업, 日 데이터센터서 기회 찾는다
금융 자본과 산업 자본 결합한 민간 주도형 AI 인프라 투자
기업들, 펀드 출자 발판 삼아 본업 수출 영토 확장
전력·산업 기반 갖춘 규슈 후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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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울=서혜진 특파원 박지연 기자】한일 데이터센터 공동펀드에 출자를 검토하는 국내 기업들은 투자 수익과 자사 제품·설비의 공급 기회를 함께 겨냥하고 있다. 반도체·냉각장치 납품부터 시설 시공·운영까지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살펴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이용해 필요한 연산자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도 사업을 넓힐 수 있다고 본다.
■삼성·SK·LG, AI 투자와 본업 연결
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본업의 시장 확대와 연결하고 있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 등 6개사는 지난 9월 미국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에 총 10억달러(약 1조3358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헬릭스는 데이터센터와 전력·통신 기반시설을 함께 개발하는 기업이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와 냉각설비, 건설·운영·배터리 등 관계사들의 사업 역량을 연결할 계획이다. AI 인프라 기업에 자금을 투자하면서 부품과 장비 공급을 넘어 시설 구축·운영에 참여할 기회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내년 첫 가동을 목표로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구축·운영 역량에 그룹의 에너지·통신 기반과 AWS의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하는 사업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SK도 국내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도 인도네시아 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냉각 기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의 설계·구축·운영 역량을 묶어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미 버지니아주 칠러 공장 신설과 국내 평택·창원 생산라인 증설에 총 1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AI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시공 넘어 운영·이용까지…입지도 주목
한투·SBI 공동펀드에서도 기업들은 각자 보유한 역량을 바탕으로 참여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 한일 공동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한다면 지분 투자나 펀드 출자자(LP)로 참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며 "삼성물산의 데이터센터 시공이나 삼성SDS의 관련 사업 참여 등이 가능하고, 삼성전자가 향후 일본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설 가동 이후에는 운영과 연산 서비스에서도 매출이 발생한다. iM증권은 최근 삼성SDS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방식을 자산 직접 보유, 지분투자, 고객사를 위한 설계·구축·운영 등으로 구분했다. 자산을 직접 보유하면 서버 설치 공간과 전력·냉각을 제공하거나 GPU 연산자원을 빌려주는 서비스로 매출을 얻는다. 투자 부담이 큰 대신 시설 가동률과 서비스 수요에 따라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방식이다.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기업에도 연산자원 확보는 중요한 투자 목적이 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도 피지컬 AI 등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데이터센터 투자 역시 이런 사업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시설을 어디에 지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AI 연산시설은 막대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입지 조건이다.
이번 사업의 후보지 중 하나인 규슈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발전 기반을 갖추고 있다. 구마모토의 TSMC 자회사 JASM을 비롯해 소니·미쓰비시전기 등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거점도 자리 잡고 있다. TSMC 진출을 계기로 관련 기업의 투자와 공급망 구축이 이어지는 등 첨단산업의 집적도도 높아지고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AI 학습용 시설은 통신 지연에 대한 제약이 상대적으로 작아 전력을 확보하기 쉬운 지방에도 들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