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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걸리던 계란 품질검사 AI기계 도입으로 11분만에[현장르포]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축평원, AI 등급판정 기계 보급
계란 외관·깨짐 한판 통째 분석
2030년 판정물량 56.5% 목표
농가별 결함 제공해 사육 개선

경기 평택 계란선별·포장업체 와이제이푸드에 설치된 계란 인공지능(AI) 등급판정 기계. 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경기 평택 계란선별·포장업체 와이제이푸드에 설치된 계란 인공지능(AI) 등급판정 기계. 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개발한 '계란 인공지능(AI) 등급판정 기계' 모니터에 흑백 사진이 떴다. "흰색 부분이 금 간 것이에요. 눈으로는 잘 안 보여도 장비로 걸러낼 수 있어요."

박홍린 축산물품질평가사가 손가락으로 계란 투광 판정 사진을 가리켰다. 검은 엑스레이 사진 같았다. 흰 번개자국 같은 금이 보였다. 모니터 다른 한 쪽에는 30개 계란 중 깨진 1개에 빨간색 금이 표시됐다. 박 평가사는 "사람이 계란 한 판(30개)을 확인하려면 2분이 걸리지만 AI는 더 빠르고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경기 평택 계란선별·포장업체 와이제이푸드를 찾았다. 브랜드 계란 또는 유통사 기획 계란을 선별·가공·포장해 공급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축평원이 개발한 기계를 도입했다. 그간 사람이 계란을 한 알, 한 알 육안 검사했다면 기계는 한꺼번에 AI로 외관, 파각(깨짐)을 검사한다. 기계 안의 카메라가 계란을 촬영·투광해 청결도, 노른자 그림자 형태 등을 살핀다. 이후 계란을 깨 노른자·흰자 상태와 신선도를 재는 '할란 검사'를 한 뒤 등급을 매긴다. 1+, 1, 2급으로 나뉜 품질등급 및 2XL부터 S까지 5개 중량규격이 계란 포장재에 새겨진다.

계란선별·포장업체는 등급란을 앞세워 제품 차별화에 나선다. 와이제이푸드는 하루 선별하는 약 96만개 가운데 약 20만개를 등급란으로 내놓는다.

임장묵 와이제이푸드 대표는 "등급란은 호우 유닛(Haugh unit)이 잘 유지되는 만큼 기업 고객의 신뢰도가 높다"며 "AI 판정 사실을 표시하고, 제품을 차별화하는 방안을 바이어들과 논의한다"고 전했다. 호우 유닛(단위)은 계란의 무게와 진한 흰자의 높이로 신선도를 측정하는 기준이다.

AI 등급판정 기계를 도입한 계란선별·포장업체는 모두 11곳이다. 매년 10곳을 추가해 오는 2030년 52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계란 등급판정에 참여하는 업체가 95곳인 만큼 향후 절반 이상 AI 기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등급판정 계란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유통업체도 등급란을 매장에 두는 추세다. 선별업체가 AI 기계를 도입할 이유가 커진 셈이다.

축평원이 AI 등급판정 기계를 도입한 이유는 계란등급제 효율화 및 확대를 위해서다. AI 도입시 고품질 계란 유통이 활성화되고, 판정의 신뢰도가 올라간다. 등급판정을 받는 계란도 늘어날 수 있다. 계란등급제는 소·돼지처럼 의무가 아니다. 현재 연간 생산되는 계란(181억개) 중 판정물량은 15억개(약 8%)다. 판정물량 가운데 AI 판정은 6.1% 수준인데 2030년 56.5%가 목표다.

축평원은 계란 선별기에 연계해 실시간 판정이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껍질에 품질등급(1+·1·2) 표시를 활성화하는 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유임종 축평원 소비지원본부장은 "AI 기계를 추가 보급하면 등급계란을 확대할 수 있다. 닭들이 알을 매일 낳는 만큼 휴일에도 사람 대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효동 축평원 연구개발처장은 "평가사가 육안으로 볼 때 계란 10판(300개) 기준 30분이 걸렸지만 AI 기계로는 11분, 시간이 약 63%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AI 기계의 장점은 데이터다. 축평원이 판정 데이터를 분석해 농가별 결함, 파각 등 품질정보를 제공하면 농가는 사육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 박수진 축평원장은 "AI 기반 계란 품질평가는 국민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축산물 품질평가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한 단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자와 유통업체, 소비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축산유통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용준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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