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부터 韓 대학 입시 준비해요" 베트남 하노이서 K유학 박람회
AI·반도체 등 국제화 역량 주목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지난달 31일 베트남 하노이시 그랜드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된 '2026 베트남 한국유학박람회' 첫날. 행사장 안팎은 한국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현지 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76개 대학과 유관기관이 총출동한 이번 행사는 온라인 사전 등록에만 2400여명이 몰렸고, 일부 인기 대학 부스는 1시간이 넘는 대기 시간이 발생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유학원 단체 인솔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이번 박람회에는 10·11학년 고등학생들과 학부모가 직접 동행한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 한국 유학의 '저연령화' 현상이 뚜렷했다. 경희대 부스를 찾은 하노이외국어대부속영재고 한국어반 11학년 린양은 입학 전형은 물론, 관심 학과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들도 꼼꼼하게 메모를 해가며 챙겼다. 린양은 "참석 전에 미리 가고 싶어 하는 대학 5곳을 정리해 뒀다"며 "네임밸류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학사 과정과 미국·일본 교환학생 등 국제화 역량을 중점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중학교 때부터 한국 유학을 간절히 원한 딸을 위해 법학과 심리학이 강한 대학들을 둘러보고 있다"며 자녀와 함께 부스를 찾은 란씨는 "조카가 베트남 명문대 대신 한국 유학을 선택해 캠퍼스 생활을 통해 시야를 넓혔다며 큰 만족감을 보이고 있어 딸의 꿈을 적극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짱씨는 "지리적 근접성과 훌륭한 치안은 물론, 반도체·AI 분야의 경쟁력과 노벨문학상 배출 등 문화적 역량까지 갖춘 한국에서 아이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짱씨의 딸 쩌우아잉양은 이미 한국어능력시험 최고 등급인 6급을 취득한 상태로 "한국어반 학생 중 25% 이상이 한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지 유학원 관계자인 쑹씨는 "이제 한국 대학 졸업장은 베트남과 한국을 넘어 제3국 진출 시에도 경쟁력을 인정받는 무기"라며 "과거에는 한류 영향이 컸지만, 최근에는 뚜렷한 커리어 목표를 위해 10학년(고교 1학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는 학생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대학들의 유치전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강기훈 한국외대 총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AI·반도체 등 공학 분야와 외국어를 결합한 융합교육으로 글로벌 기업 취업을 뒷받침하고, 내년 초 설립될 국제전략연구원(HIIS)을 발판 삼아 현지 명문대들과 '2+2 교육과정'을 추진해 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한편, 행사장 내 취업관에서는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취업 상담과 특강이 진행됐으며, 대사관 측은 유학 비자 설명회를 열어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김현동 하노이한국교육원장은 "이번 박람회가 학생들에게는 진로 설계의 기회가 되고, 양국 대학에는 우수 인재 양성과 지속적인 교육 협력 확대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