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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강국 佛·獨과 3파전… 팀코리아 무기는 ‘기술 이전’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베트남 100조 고속철 수주전
佛 알스톰·獨 지멘스 현지화 공세
기술 열세에 운영 노하우로 승부
고위급 외교전으로 돌파구 마련

베트남 정부 제공
베트남 정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중국의 기술이전 거부로 100조원 규모의 베트남 북남고속철도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철도 선진국들의 수주 경쟁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프랑스와 독일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수주 경쟁에 다시 뛰어든 가운데 한국도 경쟁국 대비 안정적인 고속철도 운영 관리 경험과 더불어 적극적인 기술 이전을 무기로 다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타코(THACO) 등 현지 기술기업과의 조인트벤처(JV)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지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를 통해 알짜 노선과 핵심 신호체계를 확실히 확보하는 한편, 베트남 및 다양한 국가들과 유연한 컨소시엄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경쟁국 佛·獨, 도시철도·고속철 참전

1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달 베트남 현지 기업들과 손잡고 도시철도와 고속철도 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 철도 기업인 알스톰은 지난달 하노이시가 추진하는 5개 도시철도 노선(총연장 303.5㎞) 사업의 주계약자로 참여한 빈그룹 자회사 빈홈즈 등의 핵심 파트너로 낙점되며 본격적인 베트남 철도 인프라 시장 진출했다. 알스톰은 초기 차량 물량 공급은 물론, 베트남 현지에 철도 제조·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도시철도 사업은 현지 네트워크 및 파트너십 선점, 기술 표준 및 트랙 레코드 확보, 그리고 베트남 정부의 리스크 분산 전략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기 때문에 고속철의 전초전으로 간주된다.

독일의 지멘스는 고속철도 부문에서 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지멘스는 빈그룹의 철도 개발 자회사인 빈스피드와 최대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턴키(일괄)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지멘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북남고속철 이외 또 다른 고속철 노선인 하노이~하롱(꽝닌) 구간(약 120㎞)과 호찌민 벤탄~껀저 구간(약 54㎞)에서 2028년 상업 운행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멘스는 자사의 고속열차 모델인 벨라로 노보와 함께 첨단 통신 및 전철화 시스템을 공급하며 베트남 고속철도 표준을 선점해 북남 고속철도 수주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기술 이전·현지 파트너십 승부수를"

국내 철도업계로 구성된 '팀 코리아'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베트남 타코 그룹과 약 4910억원 규모의 '호찌민 메트로 2호선'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유력 기업인 타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베트남 철도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국은 객관적인 기술력과 트랙 레코드는 경쟁국에 다소 밀리지만 그동안 고속철도를 통해 쌓은 탄탄한 운영 경험과 적극적인 기술 이전 제안이 최대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인프라 수주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바로 파격적인 기술 이전"이라며 "한국 기업은 경쟁국 대비 훨씬 적극적인 기술 이전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타코(THACO)를 비롯한 현지 기업과의 다각적인 파트너십과 치밀한 역할 분담을 통해 실리적인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남고속철도 수주를 위한 양국 간 고위급 대화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복기왕·손명수·권영진 의원과 양정숙 전 의원 등으로 구성된 국회 대표단이 베트남을 전격 방문해 조정식 국회의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는 북남고속철도 사업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앞서 지난해 7월 이재명 대통령 특사단 파견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베트남을 찾았으며, 지난 4월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세일즈 외교에 불을 지폈다. 이어 7월에는 김윤덕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베트남을 방문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이 지배적인 베트남 관료 사회에서 고위층 간의 만남과 긴밀한 소통은 고속철도 수주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최고위급 채널을 통해 고속철도 수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베트남 정부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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