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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신 뜻을 이어"…황영기 초록우산 회장, 故최불암 추도사 공개 [전문]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황영기 회장, 발인일 맞아 추도사 공개
병상에서 나눴던 마지막 인사 되새겨
아동 후원·청소년 사회 복귀 헌신 기려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에 마련된 고(故) 최불암 추모 공간. 뉴스1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에 마련된 고(故) 최불암 추모 공간. 뉴스1

[파이낸셜뉴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을 추모하며 "남기신 뜻을 이어, 저희도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며 살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고인이 연기로 보여준 좋은 어른의 모습을 실제 삶으로 이어갔다며 아동복지를 위한 헌신을 기렸다.

황 회장은 2일 초록우산이 배포한 추도사에서 병상에 있던 고인에게 끝까지 정성껏 모시겠다고 말하자 고인이 고개를 끄덕였던 일을 회고했다. 그는 "짧았지만, 깊은 신뢰가 담긴 마지막 인사였습니다"라고 돌아봤다.

1981년 '전원일기'를 계기로 시작한 아동 후원과 해외 어린이 지원, 소년교도소 청소년들의 사회 복귀를 도운 활동도 되짚었다. 고인의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며, 황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이하 추도사 전문.

[추도사 전문]

영원한 국민 아버지,
평생 어린이 곁을 지킨 故 최불암 후원회장님을 기리며

초록우산 회장 황영기입니다.

김민자 여사님과 유가족 여러분.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지 감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저는 영원한 국민 아버지,
최불암 후원회장님의 사랑 속에서 자란
어린이들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모아
고별 인사를 올립니다.

얼마 전, 병상에 계신 후원회장님을 찾아뵈었습니다.

평소 그분의 뜻대로, 또 유가족분들의 말씀대로,
끝까지 정성껏 모시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여주셨습니다.

짧았지만, 깊은 신뢰가 담긴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평생 어린이 곁을 지켜주신 큰 어른께,
작별을 고해야 한다는 사실에
깊은 슬픔과 애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난 10월 30일, 정부는 후원회장님께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습니다.

온 국민이 사랑한 그 삶에, 나라에서도 마지막 감사를 전한 것입니다.

국민은 최불암 후원회장님을 '국민 아버지'로 기억합니다.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김 회장,
<한국인의 밥상>에서 따뜻한 밥 한 끼를 권하던 이웃 어른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국민께 받은 사랑을
다시 우리 사회에 나누어 주신 분이기도 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셨던 후원회장님은
<전원일기>를 통해 아버지의 역할을 배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삶은 아버지의 모습을 연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1981년, <전원일기>에서 금동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자
시청자들은 칭찬의 전화와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작가가 쓴 이야기를 연기했을 뿐인데,
좋은 일을 한 것처럼 칭찬받는 것이 부담스러우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를 돕고자 하셨고,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초록우산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연기로 보여주신 좋은 어른의 모습을,
실제 삶으로 이어가신 것입니다.

1985년 전국후원회장을 맡으신 이래
더 많은 어른들이 어려운 어린이들과
인연을 맺도록 솔선수범하셨고,

미주와 유럽의 교민들을 직접 찾아가, 마음을 모아주셨으며,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이역만리 어린이들에게도
깊은 애정을 보여주셨습니다.

2012년부터는 무려 14년간 소년교도소의 청소년들에게
연극과 뮤지컬을 가르치며 사회 복귀를 응원하셨고,
사단법인 '제로캠프' 설립으로

우리 사회에 '공감과 지지의 힘'이 처벌보다 훨씬 강함을 보여주셨습니다.

"어린이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다.

어린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보아야 한다."

그렇게 말씀하시던 따뜻한 목소리, 인자한 미소를
이제 더는 마주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최불암 후원회장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남기신 뜻을 이어,
저희도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며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편히 쉬십시오.

2026년 11월 2일
초록우산 회장 황영기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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