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슈퍼컴 6호기 '한강' 본격 가동...대규모AI 지원하고 성능 6.5배 "연구성과 견인"
[파이낸셜뉴스] #. 미세한 기계 소음 속 전자상가에 들어선 듯한 공기가 느껴진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천장까지 닿는 높이의 대형 박스 형태들. 이들은 벽장처럼 나란히 죽 늘어서있다. 간격은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정도다. 박스 안을 들여다보니 복잡하게 연결된 전선이 빽빽하다. 거대한 컴퓨터 본체 모습이다. 미로 같은 벽장 사이를 이동해 구석까지 가자 소음은 커진다. 기계의 열을 식히기 위해 팬이 쉴새없이 가동되는 소리다.
2일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의 가동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진행된 '한강' 가동 기자단 현장시찰 현장이다. 슈퍼컴 6호기 '한강'은 12월 중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식 KISTI 원장은 "6호기 '한강'은 연구소 대도약을 지원하는 초고성능 슈퍼컴"이라며 "한강처럼 원활하게 흐른다는 맥락에서 과거 '한강의 기적'과 같은 좋은 연구 성과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 슈퍼컴퓨터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분석·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1호기 도입 후 지난달까지 5호기를 운영했다. 이 원장은 "컴퓨터가 없으면 연구를 못하는 시대가 됐다.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분석 등 연구에서 컴퓨터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에 슈퍼컴 6호기는 5호기가 지원해 온 그래픽처리장치(CPU) 기반 대규모 계산과학·시뮬레이션 연구 지원 기능은 물론, 최신 GPU를 활용한 AI(인공지능) 기반 과학연구까지 새롭게 지원할 수 있도록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6호기는 엔비디아(NVIDIA)의 CPU-GPU 통합 가속기 칩인 'GH200' 등 최신 GPU 8496개와 CPU 9936개를 탑재했다. 5호기 대비 24배의 이론연산성능, 10배의 저장공간, 4배의 네트워크 성능을 갖췄다.
홍태영 KISTI 슈퍼컴퓨팅인프라센터장은 "10월 하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슈퍼컴 6호기는 5호기 대비 CPU 기준 6.5배 성능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슈퍼컴의 열을 직접 냉각해 비용을 줄이고, 장기 데이터 보관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AI 지원 인력을 대폭 늘린 것도 5호기와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8년부터 운영된 5호기 '누리온'은 도입 당시 글로벌 11위 슈퍼컴으로 등재돼, 국내 연구자들이 개별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대규모 계산과 데이터 분석을 지원했다. 대표적으로 중금속 노출이 유전자 발현과 간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고, 차세대 배터리 양극재의 성장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등 세계적인 연구 성과들을 도출했다. 지난 7년간 가동률 99%로 모두 3500여개 연구과제를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5호기에 이어 6호기는 K-문샷 등 국가전략 연구개발(R&D)을 중점 지원하고, 대학·출연연의 도전적 연구부터 기업의 기술개발까지 폭넓게 뒷받침하는 핵심 연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홍 센터장은 "슈퍼컴6호기는 R&D 혁신 분야에 55%, 국가전략과제에 30%, 나머지 15%를 산업혁신에 사용하고자 한다"며 "현재 사용 신청을 받고 있으며, 특히 산업계에서는 AI 관련 중소기업들의 사용 희망이 많아 대규모 AI 수요를 30%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슈퍼컴6호기는 이번 가동에 더해 내년에는 양자컴퓨터와 연동해 하이브리드로 사용된다.
이 원장은 "슈퍼컴 6호기는 계산을 빠르게 잘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양자컴은 최적화를 잘한다"며 "이 둘의 장점을 연동해 좋은 연구 성과가 나도록 운영하고자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슈퍼컴의 요소 기술들을 국산화하면서 예산을 절감하는 지원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국가슈퍼컴 6호기 '한강'은 AI와 과학기술의 융합을 지원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이끌어 갈 핵심 기반"이라며, "K-문샷 등 국가적 난제 해결과 산·학·연의 혁신적인 연구를 적극 지원해 대한민국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연지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