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한진칼 최대주주 변경 돌입 [fn마켓워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산은 10.58% 지분이 조원태 우군
[파이낸셜뉴스] 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가 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다만 산업은행이 가진 한진칼 지분 10.58%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군으로 남아 있어 경영권 구도가 곧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장내 매수로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약 20.6%를 소폭 넘어섰다. 지난 7월 0.42%p까지 좁혀졌던 양측의 격차가 3개월여 만에 뒤집혔다.
호반그룹 고위관계자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 현재 심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대주주가 됐으니 신고 의무가 발생한 것이다. 이미 지분을 취득하고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상장사 지분 15% 이상을 보유한 상태에서 주식을 더 사들여 처음으로 최다출자자가 되면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정규시장에서 경쟁매매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는 매수 후 30일 이내에 사후 신고할 수 있다. 심사 기간은 원칙적으로 30일이고, 필요하면 최대 90일까지 연장된다.
한진칼은 이날 미확정 해명공시를 내고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되는 시점이나 다음 달 1일까지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 13.97%(940만주)를 약 5640억원에 사들이며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지분을 꾸준히 늘려 왔다. IB업계에서는 평균 매입 단가를 6만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한진칼 주가가 이날 오후 2시 20분 13만1500원대에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하면 평가차익이 상당하다.
지분 보유 목적은 여전히 '단순투자'다. 호반그룹은 지난해 LS 지분을 4%대까지 사들였다가 전량 매각한 적도 있어, 시장에서는 이번 행보의 진의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최대주주가 바뀌어도 대한항공 지분 26.05%를 가진 한진칼의 경영권은 여전히 조 회장 측이 쥐고 있다. 핵심 변수는 산은 지분이다.
산은은 2020년 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려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진칼 신주 706만2146주를 주당 7만800원, 약 5000억원에 취득했다. 당시 조 회장 측과 주주 간 계약도 맺었다. 이 지분의 평가액은 9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산은 지분에 델타항공(14.90%)을 더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46%를 넘는다. 여기에 LX판토스와 GS리테일, 대신·유진 계열 사모펀드, 지난 9월 대한항공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한진칼 지분을 취득한 일본항공(JAL)까지 우군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독립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호반 측 인사는 없다.
변수는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17일 통합 항공사로 공식 출범한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산은이 한진칼 주주로 남아 있을 정책적 명분은 약해진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지분 처리 방향에 대해 "최대한 공정하게 하는 것으로 안다"고만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