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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원전투자 선급금 100억달러 윤곽…75억달러 AP1000 기자재에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국 조지아주 웨스팅하우스 건설 원전 전경. (출처=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웨스팅하우스 건설 원전 전경.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대미 원전투자 선급금 100억달러 가운데 약 75억달러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전 핵심 기자재 구매에 사용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이 미국 원전 8기 건설에 최대 120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웨스팅하우스의 주요 주주가 선급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제시했다.

원전 건설 일정 좌우하는 핵심 기자재 확보

2일 웨스팅하우스 지분 49%를 보유한 캐나다 카메코가 공개한 3·4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100억달러의 선급금을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약 75억달러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전용 장주기 기자재 구매에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25억달러의 구체적인 사용처는 명시하지 않았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9월 미국에 대형 원전 최대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의 투자 구상을 발표했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와 한국형 APR1400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투자 규모는 최대 1200억달러다.

대규모 선급금을 투입해 기자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것은 원전 건설의 특성 때문이다. 카메코 경영진은 지난달 30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을 대표적인 장주기 기자재로 거론했다. 이들 설비는 제작과 납품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조기 발주 여부가 전체 원전 건설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신규 원전 건설이 동시에 추진되면 한정된 공급망의 생산능력이 사업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선급금의 사용처는 국내 원전업계에도 중요한 문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미투자 관련 브리핑에서 원전 선급금에 대해 "기자재를 선제작하는 돈이기 때문에 한국으로 환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들이 원전 기자재 제작과 공급에 참여하면 대미 투자금 일부가 국내 산업계의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카메코가 이번에 제시한 75억달러는 AP1000 원전용 기자재 구매 예상액으로, 실제 공급업체나 국가별 발주 규모까지 공개한 것은 아니다. AP1000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개발한 원전이지만 한국기업들도 관련 기자재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자금이 어느 나라 기업에 얼마나 돌아갈 지는 향후 발주 구조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환류 기대 속 최종계약·송금 과제

미국 측이 자금 사용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실제 원전 건설사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카메코의 그랜트 아이작 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한국과의 원전투자 협력에 대해 "최종계약 체결 등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그는 원전 공급업체와 건설사, 기자재 공급망, 전력회사, 장기 전력구매자 사이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계획이 실제 건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자재 확보뿐만 아니라 사업비 조달과 전력 판매 등 사업 전반에 걸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원전 건설부지와 사업조건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 역시 선급금 지급에는 상업성 검증과 국내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원전 선급금 100억달러와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이 최종적으로 검증되고, 국내법상 절차를 다 완비하고 나면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메코가 선급금의 구체적인 사용처와 예상 배분 규모를 제시하면서 향후 한미 원전투자 협상에서는 자금 집행 조건과 함께 한국기업의 기자재 공급 참여 규모가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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