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농기계로 축적한 로봇 기술 '건설·물류현장'에 쓴다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동, 자율주행·공간인지 기술
GS건설 제조·물류 현장 적용
TYM, 골프장 관리 분야 진출

경기도 화성시 정남농협 잡곡유통사업단에서 열린 '농기계은행 스마트 농작업 시연회'에서 관계자들이 자율주행 AI 트랙터, 드론 등 스마트 농작업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화성시 정남농협 잡곡유통사업단에서 열린 '농기계은행 스마트 농작업 시연회'에서 관계자들이 자율주행 AI 트랙터, 드론 등 스마트 농작업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기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농기계업체들이 로봇 사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 쌓은 자율주행·정밀제어 기술을 건설과 물류, 골프장 등으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2일 농기계 업계에 따르면 대동그룹 계열사 대동기어와 대동로보틱스는 중국 로봇 관절부품 전문기업 '이유 로보틱스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로봇 부품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내년 1월까지 중국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현지에서 로봇용 액추에이터를 개발하고 시범생산을 할 예정이다. 2029년부터는 대동기어가 국내 양산을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장치 등을 결합해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구동 부품이다. 그간 농기계용 기어와 정밀부품 제조 기술을 축적해 온 대동기어가 로봇 구동부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대동은 GS건설과 손잡고 건설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동로보틱스와 GS건설은 인공지능(AI) 필드로봇을 활용한 건설현장 자동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농업 현장을 중심으로 쌓아온 자율주행·공간인지 기술을 건설과 제조·물류 현장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TYM도 농기계 제조를 넘어 골프장 등 야외 필드 자동화 분야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AI 필드로보틱스 스타트업 '엑스업'과 함께 골프장 코스 관리 등 야외 로봇 상용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골프장 코스 관리 자동화, 야외 필드 자율주행 및 정밀작업 로봇 등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외 삼성물산과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 잔디깎이 로봇도 개발 중이다.

농기계업체들이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국내 농기계 시장의 성장 한계를 넘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기계 시장이 점차 위축되는 가운데 기존 농기계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자율주행·정밀제어 기술을 로봇 분야로 확장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려는 목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농가 인구는 194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7000명(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농가 인구는 지난 2010년 300만명대에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65세 이상 비율도 56%에 달하면서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수요 침체에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최대 시장인 북미도 최근 부진한 추세다. 고금리와 농가 소득 감소 등에 올해 상반기 북미 농기계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 축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등의 영향에 세계적으로 농기계 시장 규모가 점차 작아지고 있다"며 "농기계만 판매해서는 살아남기가 힘들어져 농기계 업체들은 로봇과 인공지능(AI) 등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