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DB손보 '선순위 갑질'에 LC타워 매각 발목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계약 연장에 수수료 14억 요구
금리도 기존 4%서 7%까지 올려
당국 "우월적 지위 이용한 갑질"

DB손해보험이 부동산담보 대출의 선순위 자격을 이용해 단순 계약 연장에 14억원이 넘는 수수료와 무리한 금리 인상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후순위 금융사들이 해당 부동산의 매각 지원을 위해 수수료와 이자는 물론 원금도 감면해주면서 대출 연장에 동의했지만 최대 채권자인 DB손보의 과도한 연장 조건으로 매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금융 애로 최소화를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상생금융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타디그레이드홀딩스는 지난 2021년 홍대입구역 소재 LC타워를 담보로 DB손해보험 등으로부터 총 2150억원을 빌렸다. 선순위 대주인 DB손보는 1400억원을 빌려줬다. 이어 중순위 대주단이 500억원, 3순위 대주단이 250억원을 각각 대출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준공된 LC타워는 공실이 많아 장기간 이자 부담이 누적됐다. 이런 상황에서 소유주인 타디그레이드홀딩스는 지난 7월 13일 블루코브자산운용과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잔금 계약은 내년 2월이다.

건물 매각을 위해 대주단의 동의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중·후순위 대주단은 채권 회수를 위해 대출 이자와 원금 일부 감면, 수수료 면제를 약속했다. 하지만 선순위 대주인 DB손보가 대출 연장에 따른 40억원의 추가 이자와 14억원의 조건 변경 수수료 등 54억원의 추가 부담을 요구하면서 LC타워의 매각은 난항에 빠졌다. DB손보는 매각 동의와 대출 연장 조건으로 기존 4% 수준이었던 금리를 7%로 인상하고 이자 선지급을 요구했다. 여기에 추가 연체이자 3%도 제시했다.

매각이 난항에 빠지면서 중·후순위 대주단과 타디그레이드홀딩스는 DB손보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중·후순위 대주단은 당시 2%의 수수료를 책정했으나 이번 계약이 성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포기한 것 뿐"이라며 "이번 매매 계약은 호텔로 용도 변경하는 조건인 만큼 코로나19 시기 저렴한 임대료에 들어온 임차인들이 나가줘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DB손보는 지난 4월에 해당 빌딩을 공매해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려고 했다"면서 "타디그레이드홀딩스가 매각 방안을 마련해 부탁을 했고, 동의해주는 과정에서 올라간 시장금리에 따라 금리를 정상적으로 조정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타디그레이드홀딩스 관계자는 "호텔 용도변경 허가는 매매를 위한 필수가 아닌 협조 조건"이라며 "이번 계약은 DB손보를 포함한 모든 대주단이 동의한 계약"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B손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한 정황이 있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아닌 대출이라 모범규준이나 법적 문제는 없겠지만 단순 계약 연장에 수수료를 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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