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실형' 이화영 측, 재심 청구..."무죄 입증할 새 증거"
[파이낸셜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3일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검찰의 회유·압박 수사와 기존 유죄 판결의 핵심 논리를 뒤흔들 국가정보원 자료 등 새로운 증거가 확보됐다는 주장이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단(오기두·류재율·김현철·이덕우 변호사)은 이날 오전 9시 수원고등법원 종합민원실에 재심 청구서를 접수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청구 취지와 주요 쟁점을 설명했다. 이번 재심 청구는 확정판결 중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부분을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
변호인단은 기존 확정판결이 유죄를 인정한 두 가지 핵심 근거인 '대북송금의 목적'과 '공범 진술의 신빙성'이 새로 발견된 객관적 증거들 앞에서 유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류재율 변호사는 "판결은 이 전 부지사의 요청이 없었다면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기업 활동으로 전제했으나 객관적 사실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쌍방울은 이 전 부지사 등장 전인 2018년 상반기부터 대북 수혜주로 주가를 띄웠고 반대매매 위기에 몰려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어 "대북송금은 쌍방울의 주가 조작과 반대매매 위기 회피, 북측의 외화벌이가 결합한 부정한 거래였다는 합리적 의심이 상당하다"며 기존 재판부가 이러한 정황이 담긴 국정원 문건 등을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공범들의 진술 번복 과정도 재차 문제 삼았다. 변호인단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송환 초기 이 전 부지사와 제안을 주고받은 바 없다고 진술했고,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은 법정 증언을 정반대로 뒤집었다"며 "법원은 진술이 뒤바뀐 경위는 따지지 않은 채 '법정 진술의 일관성'만을 들어 신빙성을 인정하는 잘못을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심 청구서에는 과거 재판 단계에서 반영되지 않은 다수의 자료가 새 증거로 첨부됐다. 김현철 변호사는 "국정원 회신 문서, 수사 담당 검사의 통화 녹취와 출정 일지, 법무부 감찰 결과, 접견 녹취록, 금융감독원 자료 등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북한 공작원 리호남에게 방북 비용 70만 달러를 건넸다고 진술했으나,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당시 리호남은 필리핀 입국 기록이 없으며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1년간 184차례 검사실로 소환됐으나 조서가 작성된 날은 11일에 불과했다"며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공범들을 모아놓고 회유·압박하며 자백을 유도한 것은 위법한 공소권 남용이자 조작 수사"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형사소송법상 재심 청구에 따른 형집행정지 신청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덕우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는 북한에 돈을 보내라고 요구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4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며 "새로 제출된 객관적 물증을 토대로 법원이 신속히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려 실체적 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수원고법은 변호인단이 제출한 자료들이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새로운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한 뒤 재심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