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간 선거 앞두고 유화 분위기 연출하며 외교 해결 의지 보인 트럼프와 이란... 이란 전쟁 다시 기로에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선거 후 이란 공격 재개 질문에 "서두를 것 없다"며 유화 자세
"이란, 빠른 합의 원하고 성사 가능" 합의 기대감 키우며 비판여론 완화 시도
이란도 카타르가 중재하는 회담에 수정안을 꺼내 놓고 협상판에 불씨
호르무즈 해협에선 유조선 화재 속출…미, 게슘섬 방어적 타격

지난 4월 호르무즈 해협을 접한 이란 케슘섬 항구 시설물들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모습. AP 뉴시스
지난 4월 호르무즈 해협을 접한 이란 케슘섬 항구 시설물들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모습. 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중간 선거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이란이 서로 유화 자세를 연출하면서 외교적 타결책 모색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이후 이란 공격 재개 여부 결정에 "서두를 것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란이 가능한 한 빠른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합의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동안 대규모 공격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란을 압박해온 그가 협상 의지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커졌다.

이에 호응하듯 이란 대통령도 같은 날 "최고지도자가 (미국과의) 대화를 통한 위기 해결 방안 권한을 정부에게 줬다"고 선언하며 협상 분위기를 돋았다. 이란 외무장관도 "조건이 수용되면 호르무즈 해협도 개방한다"고 유화 제스처를 다시 강조했다.

상황이 진전되자 중재국 카타르 대표단은 테헤란을 전격 방문중이다. 소식통들은 이란도 카타르가 중재하는 회담에 수정안을 꺼내 놓고 협상판에 불씨를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링컨기념관 반사연못 앞에서 연설을 한 뒤 취재진이 중간선거 후 이란 공격 재개를 검토하느냐고 질문하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란 공격 재개 여부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무엇인가를 할 것이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밴스, "대통령도 나도 합의 전망 꽤 좋게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있고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들은 어느 때보다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이란 측과 여러 좋은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대통령도 나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꽤 좋게 보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공격 재개 결정에 시한이 설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같은 날 "적들이 대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이란 최고지도자가 정부에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은 이날 주지사들과의 회의에서 "정부는 대화를 통해 해결을 노력하고 있으며, 혁명 최고지도자가 정부에 일부 권한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수뇌부가 행정부의 협상 재량권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카타르,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평화 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란은 해상 봉쇄 해제를 비롯한 요구조건을 제시하고, 미국이 이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이틀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란 대통령 "최고지도자, 행정부에 협상 권한"

이와 관련,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IRNA 통신에 "중재국인 카타르 및 파키스탄을 통한 협의가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조건과 제안을 제시했다. 이제 미국의 정치적 이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대 핵심 현안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아라그치 장관은 "해협 개방을 위한 이란의 조건은 전적으로 명확하고 투명하다"면서 "조건이 수용된다면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열리고 협상도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타르 대표단은 이날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당국자들과 "지난 8일 동안 협의되 온 미국·이란 합의 초안을 논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편 협상 분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유조선 화재가 속출하고 미군이 방어적 타격이 이어졌다. 이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요충지인 게슘섬 인근에서는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날 게슘섬을 타격했으며,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자유롭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조치였다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이날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유가는 7% 넘게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7.36% 내린 배럴당 96.46달러로 마감했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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