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거나 손잡거나 도태되거나... AI 패권, 이젠 '돈줄 확보' 전쟁
인프라 속도전 핵심은 '자금'
메타, 채권 200억弗 발행 검토
韓 기업들은 외부 자본 수혈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전선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확보를 넘어 자금조달로 확대되고 있다.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이 커지면서 미국 빅테크는 채권·주식 발행을 확대하고,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투자자와 손잡고 투자재원 확보에 나섰다. AI 인프라를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뿐 아니라 자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투자비를 회수하느냐가 새로운 경쟁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3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2일(현지시간) AI 인프라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최소 200억달러 규모의 달러·유로화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250억달러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추가 차입에 나서는 것이다. 오라클도 같은 날 주식과 채권 발행을 통해 총 200억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각각 100억달러 규모다.
대규모 자금조달의 배경에는 급증하는 AI 투자비가 있다. 메타의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는 1350억~145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3·4분기 잉여현금흐름은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S&P글로벌은 AI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를 이유로 메타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국내 기업들도 외부 자본을 활용한 AI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1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 구축을 위해 브룩필드·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다. 브룩필드가 최대 90억달러를 투자해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네이버클라우드에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는 구조다. 엔비디아도 네이버에 1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전문법인 SK호라이즌에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3조800억원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삼성SDS는 KKR을 대상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하고 자체 현금성 자산도 활용, AI 인프라와 AI전환(AX)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금조달 방식은 다르지만 투자 부담을 분산하면서 AI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은 공통적이다. 다만 외부 자본을 활용한다고 투자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채권 발행은 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을, 지분투자는 지분희석과 투자자에 대한 수익배분 문제를 남긴다. 데이터센터를 외부 투자자가 소유하는 방식도 장기적인 컴퓨팅 자원 사용료를 수반한다. 결국 기업들은 확보한 자금으로 AI 인프라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와 함께, 이를 통해 창출한 매출과 현금으로 자본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용을 실제 AI 사업 수익으로 연결하는 속도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민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