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착공 땅 100만㎡ 용도변경 추진…'닥공 카드’로 쓴다
국토부, 도시계획유연화 연구용역
종상향·용도변경 등 법적근거 마련
즉시 착공 가능해 빠른 공급 대안
이익환수 수준·사업성 등은 쟁점
국토교통부가 서울 미착공 부지 30만평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다. 용도 변경만으로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땅이 묶여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도권 주택 보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자, 공사 기간이 긴 정비사업이나 부족한 택지 대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종상향과 허용용도 변경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사업성과 특혜 논란 사이에서 적정한 이익환수 수준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10월 29일 '주택공급확대를 위한 도시계획 유연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앞서 10월 14일 공고됐지만 한 차례 유찰됐다. 용역의 골자는 종상향 등 용도지역 변경과 지구단위계획상 허용용도 변경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다. 현행 국토계획법은 용도지역을 대분류 간 변경할 때만 공공기여 부과 근거를 두고 있어 종상향이나 허용용도 변경에는 근거가 없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지식산업센터 부지 1곳을 공동주택용지로 변경해 960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서울 가양구 CJ공장 부지를 예로 들었다. 이처럼 용도만 바꾸면 곧바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상당 기간 방치돼 왔다는 진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런 미착공 부지는 서울 약 30만평(100만㎡), 경기 규제지역 약 22만평(75만㎡)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 영상정보로 추출한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산업시설·상업·업무용지와 1종 주거지역의 나대지 면적이다. 국토부는 "실제 미활용 부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강남과 여의도, 광화문 등 주요 도심의 초고밀 업무시설이 주거에 대한 고려 없이 개발되면서 주거와 일자리의 불균형을 심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용도를 바꿔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면 토지 가치가 크게 뛴다. 행정 결정으로 생긴 이익인 만큼 공공기여 형태로 일부를 환수한다. 국토부는 적정한 이익환수 수준과 수단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고, 제도 정비 전까지 중앙·지방 협의체가 공공기여량을 검토하는 한시적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문제는 환수 금액이다. 너무 높으면 시행사가 개발을 포기할 수 있고, 너무 낮으면 특혜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 가양동 옛 CJ공장 부지는 기부채납 방식으로 공공기여율을 15.1%로 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를 하면서 어떤 단계에서 어떤 명목으로 환수하는 체계가 있는지 현황을 점검해야 한다"며 "결론을 정해놓진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높은 핵심지는 용적률을 조금만 더 확보해도 분양 수익이 커 공공기여 비율이 높아도 사업성이 나오지만, 비핵심지는 추가 용적률로 얻는 수익이 적어 감당할 수 있는 비율도 훨씬 낮다"고 말했다.
이익환수 대신 임대주택 비율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이익 환수금을 추가로 걷을 것이 아니라 임대주택 비율을 갖고 조정하는 것이 좋아보인다"며 "사업성 보전 계수와 임대 물량을 가지고 조정해야 한다. 만약 별도의 이익 환수금까지 있다면 사실상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