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세계 첫 4중 작용 비만약 베일 벗었다…비임상 성과 공개
GLP-1·GIP·글루카곤·아밀린 동시 표적
동물실험서 체중 감량 효과 우위 확인
[파이낸셜뉴스] 셀트리온이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GLP-1과 GIP, 글루카곤에 아밀린까지 더한 세계 최초 4중 작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비임상 결과를 처음 공개하면서다.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근손실을 줄이고 대사 지표 개선 가능성을 확인해 비만을 넘어 대사질환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셀트리온은 일본 스코히아 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CT-G32/SCO-940'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지난 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막한 'TIDES Europe'에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CT-G32/SCO-940은 GLP-1, GIP, 글루카곤, 아밀린 등 네 가지 호르몬 경로를 하나의 후보물질로 동시에 표적하는 4중 작용제다. 현재 공개된 개발 현황을 기준으로 네 가지 기전을 결합한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은 세계 최초다. 기존 GLP-1 단일 작용제에서 2중·3중 작용제로 진화해 온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전을 앞세운 것이다.
비만 동물모델을 활용한 실험에서는 대표적인 3중 작용제인 일라이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와 동일한 투여 용량에서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체중 감소 과정에서 근육과 골격 등을 포함한 제지방 감소 비중이 비교 약물보다 낮았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을 넘어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가 비만치료제의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는 만큼 주목되는 결과다.
비만에 동반되는 과도한 혈중 인슐린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관찰됐다. 체중 감량과 함께 인슐린 관련 대사 지표까지 개선할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비만뿐 아니라 대사질환 영역으로 개발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영장류 약동학 평가에서 약물의 체내 노출이 장기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주 1회 투여 제형 개발 가능성을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내년 2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같은 해 2분기 첫 환자 투약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번 후보물질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신약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의미가 있다. 셀트리온은 비만치료제를 비롯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축적한 글로벌 임상과 허가, 생산 및 상업화 역량을 신약 개발에 접목해 중장기 사업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존 2중·3중 작용제를 넘어서는 차별화 가능성을 비임상에서 확인했다"며 "체중 감량뿐 아니라 체성분과 대사 개선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