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안 남극해 규범 2건 채택… 28년 닫힌 '메로 어장'도 다시 열려
[파이낸셜뉴스]2030년부터 자망(꽂음 그물)으로 잡은 이빨고기(메로)는 어느 바다에서 잡았든 국제시장에서 팔 수 없게 된다. 한국이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에 낸 제안이 채택되면서다. 한국의 10년 과학조사를 근거로 28년간 닫혀 있던 남극해 어장도 다시 열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9~30일 호주 호바트에서 열린 제45차 CCAMLR 연례회의에서 한국이 제안한 2건이 국제규범으로 채택되고, 한국이 진행한 과학조사를 근거로 남극해 새 어장이 열리게 됐다고 4일 밝혔다. CCAMLR는 남극 바다의 생물자원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1982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한국과 미국, 호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27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다.
채택된 규범 가운데 하나는 자망으로 잡은 이빨고기의 국제 유통 금지다. 자망은 바다에 그물을 장막처럼 쳐 물고기가 그물코에 꽂히거나 걸리게 하는 방식으로, 다른 생물까지 무분별하게 잡을 수 있어 남극 바다에서는 이미 금지돼 있다. 앞으로는 잡은 해역과 관계없이 2030년부터 자망 어획 이빨고기의 국제 판매가 막힌다. 다른 하나는 조난 신호 등 안전상 목적이 아니면 남극 바다에서 어선의 폭죽과 폭발물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CCAMLR는 만장일치로 안건을 채택하는데, 올해 제안된 17건 가운데 3건만 채택됐다. 해수부는 이 중 2건이 한국 제안이라는 점에서 남극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해양외교 역량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극반도 서쪽 벨링스하우젠해·아문센해 일대인 '88.3 해구'도 새 어장으로 열렸다. 이 해역은 이빨고기 자원에 대한 과학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1998년부터 조업이 금지돼 왔다. 국립수산과학원과 국내 원양업계가 2016년부터 10년간 합동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어선이 이 해역에서 이빨고기 조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김정례 해수부 사무관이 CCAMLR 총회 부의장과 크릴 관리 소그룹 의장을, 정상덕 수과원 연구사가 과학위원회 부의장을 맡아 주요 논의를 이끌고 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남극해는 기후변화와 수산자원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이번 성과는 정부와 원양업계가 10년간 함께 쌓아온 과학조사의 결실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남극 바다를 지키고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