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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장 안 가도 주주권 행사…예탁결제원, 전자주총 플랫폼 공개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윤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전자주주총회 도입 및 플랫폼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배한글 기자
이윤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전자주주총회 도입 및 플랫폼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예탁결제원이 내년 전자주주총회 시행을 앞두고 사전 전자투표부터 주총 당일 실시간 질의·투표까지 지원하는 전자의결권 플랫폼 'eVOP'을 공개했다. 외국인 주주의 온라인 참석과 여러 회사 주총 간 이동을 지원하고, 전자등록·결제 시스템 수준의 보안 체계를 적용했다.

법무부와 예탁원은 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전자주주총회 도입 및 플랫폼 오픈 기념행사'를 열었다. 내년 1월 1일 개정상법 시행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 210여곳은 현장 주총과 전자주총을 병행해야 한다.

eVOP은 기존 사전 전자투표에 주총 당일 실시간 참여 기능을 더했다. 주주는 PC나 스마트폰 등으로 주총 전날 오후 5시까지 참석을 신청하면 된다. 당일에는 기업 설명을 듣고 문자로 질문하거나 발언권을 받아 음성으로 질의할 수 있다. 주주 대리인의 온라인 참석도 지원한다.

외국인 주주의 참여 절차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상임대리인 등을 거치는 복잡한 전달 경로 때문에 주총 9~10일 전에 의결권을 행사해야 했다. 국내 본인확인 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워 전자투표 참여에도 제약이 있었다. 앞으로는 상임대리인의 신청과 상장사 확인을 거쳐 발급받은 주주식별번호와 암호로 전자주총에 접속할 수 있다.

이윤수 예탁결제원 사장은 "외국인 주주도 국내 주주와 같은 수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며 "심층 검토가 필요한 주요 안건은 총회 당일까지 유연하게 행사할 수 있어 안건 검토시간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예탁원은 브로드리지와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사전 전자투표를 지원하는 연계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투자자가 해외기업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 사장은 "서학개미가 엔비디아,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기업 의결권을 예탁결제원 의결권 플랫폼에서 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권의 해킹·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는 보안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예탁원은 전자등록·결제 등 주요 업무 시스템의 보안 체계와 삼중화된 데이터 보관 체계를 eVOP에도 적용했다. 주총 집중기의 접속 부하에 대비해 의무 대상 상장사 전체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인프라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현재 예탁결제 시스템과 같은 수준 이상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갖춘다는 각오로 임했다"며 "내부적으로는 장애가 나면 내가 그만둬야 하지 않겠냐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이용자가 몰릴 경우 기능을 경량화하는 등 장애 방지 대책도 마련했다. 내년 3월 정기주총에 앞서 상장사들과 테스트를 이어가고, 12월에는 법무부·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시범 전자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사고 발생 시 상장사와 예탁원의 책임 범위는 계약 과정에서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많은 사람의 재산과 권리 관계가 걸려 있다"며 "그런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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