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920만원 미변제에도 '돈 돌려줬다'며 불송치…평택서 부실 수사 논란
경찰 "3000만원 반환" 불송치
실제 미회수 금액은 1900만원대
반복 입출금도 반환액 포함 논란
담당 수사관 수사직무 배제·전보
[파이낸셜뉴스] 경기 평택경찰서가 취업 알선을 미끼로 돈을 편취당했다는 사기 고소 사건에서 피의자가 3000만원 이상을 반환했다는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실제 미회수 금액은 19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반복적인 입출금 거래의 성격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원지방공소청은 양측이 주고받은 금액의 구체적인 용도를 확인하라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수사 과정에서 고소인이 제출한 녹취록 29건을 찾지 못해 재제출을 요청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부실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씨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12월 강원 삼척의 한 공사 현장에서 알게 된 인물로 건설 현장 관계자 접대에 필요한 '영업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빌려간 돈을 약속대로 돌려줬지만 이후 취업 알선을 이유로 반복적으로 송금을 요구했다는 게 김씨 측 설명이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문에서 A씨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김씨로부터 32차례에 걸쳐 총 2613만1000원을 송금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가 김씨에게 3000만원 이상을 반환한 점 등을 근거로 사기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본지가 확보한 김씨의 계좌 거래 내역과 송금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양측 사이에 이뤄진 총 116건의 거래에서 김씨가 A씨와 관련자에게 송금한 금액은 5306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김씨가 돌려받은 금액은 3323만원으로 단순 입출금 차액만 1983만9000원에 달했다.
특히 거래 내역에서는 돈을 돌려받은 직후 같은 금액을 다시 송금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실제 2024년 5월 7일 김씨는 A씨에게 50만원을 송금한 뒤 약 3시간 만에 돌려받았지만 다시 같은 금액을 보냈다가 9분 만에 돌려받았다. 같은 날 50만원씩 여러 차례 입출금이 반복되기도 했다.
김씨는 이 같은 반복 거래까지 반환액에 포함되면서 실제 피해 회복 규모가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단순 반환 총액만으로는 실질적인 변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데도 경찰이 개별 거래의 성격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지난해 첫 고소 당시와 올해 재고소 과정에서 녹취록 31건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에는 금전 요구 경위와 채무 인정, 도박 관련 발언 등이 담겨 있다는 게 김씨 측 주장이다. 김씨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 전 핵심 증거를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평택경찰서는 "입출금 내역을 토대로 실제 차용금과 변제금, 이자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며 부실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녹취록 누락 의혹에 대해서도 "최초부터 31건이 모두 있었고 두세 번 확인했지만 그대로 들어가 있었다"며 "제출받은 서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즉각 입력하기 때문에 분실될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사건은 김씨의 이의신청에 따라 수원지방공소청이 지난 10월 7일 양측 간 금전거래의 구체적인 용도 확인을 요구하면서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도 보완수사 과정에서 미회수 금액이 1900만원대에 달한다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담당 수사관은 다른 부서로 전보됐으며 새 수사관이 개별 송금 내역과 자금의 성격 등을 다시 조사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불송치 결정 이후 수사자료를 직접 재정리하면서 추가적인 경제적·정신적 부담까지 떠안았다고 호소했다. 녹취록 속기와 법무사 비용, 근로손실, 교통비 등으로 지출한 금액만 약 200만원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피해금을 돌려받으려고 시작한 일인데 경찰이 살펴보지 않은 증거를 직접 다시 정리하고 제출해야 했다"며 "통장 내역과 녹취록을 확인하는 데 들인 시간과 스트레스는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