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돌려줬다"는 말에… 평택경찰서 부실수사 논란
취업알선 미끼로 5300만원 편취
피의자 반환 계좌내역 확인 소홀
피해회복 과대평가해 불송치 결정
경기 평택경찰서가 취업 알선을 미끼로 돈을 편취당했다는 사기 고소 사건에서 피의자가 3000만원 이상을 반환했다는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실제 미회수 금액은 19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반복적인 입출금 거래의 성격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원지방공소청은 양측이 주고받은 금액의 구체적인 용도를 확인하라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4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평택경찰서는 지난 9월 16일 사기 혐의로 고소된 A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피해자 김모씨는 A씨가 대규모 공사 현장 취업과 공구장 보직 등을 약속하며 금전을 요구했지만 실제 채용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12월 강원 삼척의 한 공사 현장에서 알게 된 인물로 건설 현장 관계자 접대에 필요한 '영업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빌려간 돈을 약속대로 돌려줬지만 이후 취업 알선을 이유로 반복적으로 송금을 요구했다는 게 김씨 측 설명이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문에서 A씨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김씨로부터 32차례에 걸쳐 총 2613만1000원을 송금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가 김씨에게 3000만원 이상을 반환한 점 등을 근거로 사기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본지가 확보한 김씨의 계좌 거래 내역과 송금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양측 사이에 이뤄진 총 116건의 거래에서 김씨가 A씨와 관련자에게 송금한 금액은 5306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김씨가 돌려받은 금액은 3323만원으로 단순 입출금 차액만 1983만9000원에 달했다. 특히 거래 내역에서는 돈을 돌려받은 직후 같은 금액을 다시 송금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이 같은 반복 거래까지 반환액에 포함되면서 실제 피해 회복 규모가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제출한 녹취록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본지가 확보한 지난 9월 7일 통화 녹음에 따르면 당시 담당 수사관은 김씨에게 "녹취록을 31개 제출했는데 29개가 보이지 않아 다시 제출 가능하실까요"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지난해 첫 고소 당시와 올해 재고소 과정에서 녹취록 31건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에는 금전 요구 경위와 채무 인정, 도박 관련 발언 등이 담겨 있다는 게 김씨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평택경찰서는 "입출금 내역을 토대로 실제 차용금과 변제금, 이자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며 부실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녹취록 누락 의혹에 대해서도 "최초부터 31건이 모두 있었고 두세 번 확인했지만 그대로 들어가 있었다"며 "제출받은 서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즉각 입력하기 때문에 분실될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사건은 김씨의 이의신청에 따라 수원지방공소청이 지난 10월 7일 양측 간 금전거래의 구체적인 용도 확인을 요구하면서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