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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시 망치로도 창문 못 깬다"…자동차 4대중 1대, '접합유리' 기본 적용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조사 차종 25.5% 1·2열 접합유리 기본 적용
비상탈출용 망치 4종 모두 파괴 실패
K9·G90은 뒷유리까지 접합유리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자동차 침수나 전도 사고로 문이 열리지 않을 때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하지만, 최근 차량 측면에 적용이 늘고 있는 접합유리는 시중 비상탈출용 망치로도 쉽게 깨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판매 차량 4대 중 1대꼴로 1·2열 측면에 접합유리가 기본 적용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6개 브랜드의 판매 차종 47종을 조사한 결과 76.6%인 36종이 1열 측면 창유리에 접합유리를 기본 또는 선택 사양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1·2열 모두 접합유리를 적용할 수 있는 차종은 25종(53.2%)이었고, 이 가운데 12종(25.5%)은 1·2열 접합유리가 전 사양 기본이었다.

특히 기아 K9과 제네시스 G90은 전면과 1·2열 측면에 이어 후면유리까지 접합유리를 기본 적용하고 있어 비상 상황에서 창문을 깨고 탈출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조사됐다.

접합유리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고분자 필름을 넣어 압착한 구조로 강화유리보다 충격에 강하다. 소비자원이 2.26㎏ 쇠구슬을 떨어뜨려 시험한 결과 강화유리는 5m 높이에서 파손돼 관통됐지만, 접합유리는 5m에서는 금이 가도 관통되지 않았고 10m 높이에서야 파손과 관통이 동시에 발생했다.

시중 비상탈출용 망치 4종을 이용한 시험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망치형과 센터펀치형, 카드형 등 4개 제품 모두 강화유리는 깨뜨릴 수 있었지만 접합유리는 가격 부위에 금만 생겼을 뿐 파괴되지 않았다. 머리받침대의 철제 막대 등으로도 접합유리를 깨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반면 소비자 상당수는 이런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5%가 측면 창유리에 접합유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비상탈출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는 73.2%가 '자동차 비상탈출 방법 안내'를 꼽았고, 비상탈출 도구 사용법 65.3%, 측면 창유리 정보 제공 58.9% 순이었다.

완성차 업체의 정보 제공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 제조사가 접합유리를 '이중접합 차음유리' 등으로 홍보하며 외부 소음 저감 효과를 강조했지만, 강화유리에 비해 깨기 어렵다는 특성이나 정확한 적용 위치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데는 미흡했다.
소비자원은 완성차 업체에 창유리 안전정보 표시 개선과 측면 접합유리의 선택품목 운영, 출고 차량에 비상탈출용 망치 제공 등을 권고했다. 또 관계부처에는 접합유리 특성을 반영한 차량 탈출 지침 마련을 건의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차량 내부에 비상탈출용 도구를 비치하고, 자신의 차량에서 깨뜨릴 수 있는 강화유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미리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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