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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엄두 못냈는데"...탄소 줄이는 국내 최초 '목조' 아파트[르포]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개운산마을 정비사업, 10층 높이 목조 아파트 추진
탄소 배출량 막대한 철근콘크리트 대신 나무로
탄소중립 시대에 부합한 '친환경 가치'

4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 '커먼즈 목조아파트 시험동 공개 행사'에서 공개된 국내 최초 목재아파트의 벽재 단면 모형. 사진=전민경 기자
4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 '커먼즈 목조아파트 시험동 공개 행사'에서 공개된 국내 최초 목재아파트의 벽재 단면 모형. 사진=전민경 기자
서울 성북구 '커먼즈 종암'의 목조아파트 시험동 전경. 개운산마을 조합 제공
서울 성북구 '커먼즈 종암'의 목조아파트 시험동 전경. 개운산마을 조합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금까지 이런 아파트는 없었습니다. 그 누구도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어요."
4일 오전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서 열린 '커먼즈 목조아파트 시험동 공개 행사'에서는 건설 업계 관계자들의 이 같은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현장에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목조 아파트 시험동이 구현돼 있었다. 지상 2층, 연면적 약 108㎡ 규모의 시험동은 실제 본공사에서 10층 높이, 18가구에 적용될 목구조 기술과 시공 정밀도를 축소된 실물 공간에서 사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성북구 종암동 5097㎡ 일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3개동, 총 130가구 규모의 차세대 주택을 짓는 프로젝트다. 단지 내 2개동, 18가구는 국내 공동주택 최초로 목조로 지어진다.

이원형 개운산마을 조합장이 목조 아파트를 선택한 출발점은 안전과 사업 리스크 관리였다. 이 조합장은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유용하고 경제적이지만 품질 관리의 난도, 하자, 중대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며 "안전하고 정교하게 짓는 것이 사업주의 책무라 여겨 탈현장(OSC) 공법을 공부했고 그중 대안으로서 높은 가치가 있는 목조를 택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듈러 등 여러 공법을 검토한 끝에 2020년 하반기 대형 목구조 공법인 '매스팀버(Mass Timber)'를 낙점했다.

4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 '커먼즈 목조아파트 시험동 공개 행사'에서 공개된 국내 최초 목재아파트 내부 모습. 창밖으로 공사 중인 현장이 보인다. 사진=전민경 기자
4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 '커먼즈 목조아파트 시험동 공개 행사'에서 공개된 국내 최초 목재아파트 내부 모습. 창밖으로 공사 중인 현장이 보인다. 사진=전민경 기자

탄소중립 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가치도 목조를 택한 핵심 이유다. 이 조합장은 "철근콘크리트 공사는 제조와 타설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지만,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탄소를 내부에 영구적으로 저장한다"며 "건설업이 양 중심에서 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대에 목조 건축은 단순한 공법을 넘어 필수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단독주택이 아닌 공동주택을 나무로 짓는 것은 국내 최초인 만큼 사업 과정에서 난관도 적지 않았다. 생소한 목구조 공법을 현장에 구현하기까지 설계와 엔지니어링 전 과정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특히 '목재가 고층 하중을 견딜 수 있는가', '화재에 취약하지 않은가' 등 시장의 의구심에 답하기 위한 기술적 연구도 뒤따랐다.

시공을 맡은 보미건설 이영종 현장소장은 "통상 20층 높이 콘크리트 아파트가 요구하는 구조 강도를 온전히 충족한다"며 "유럽에서는 이미 명확한 구조 기준과 코드를 정립해 고층 목조건축을 짓고 있다"고 했다.

입주민의 주요 관심사인 층간소음(차음) 및 내화 성능 역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전문 연구기관과 협력해 사전에 엄격한 성능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 설계를 맡은 구자균 간삼건축 대표는 "벽식구조로 설계돼 향후 리모델링을 진행할 때도 훨씬 유연하고 유리하다"면서 "시험동에서 수없이 반복 검증한 데이터와 결괏값을 바탕으로 본공사 실시설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먼스 종암'으로 재탄생될 단지는 고효율 패시브 기술을 접목해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입주 후에는 사회적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한 업계 종사자는 "아무도 하고 싶지 않았던 걸 커먼스가 시작한 것"이라며 "기존 아파트 시장에도 긍정적이고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미건설 이영종 현장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서 열린 '커먼즈 목조아파트 시험동 공개 행사'에서 목재 건축물의 안전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민경 기자
보미건설 이영종 현장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서 열린 '커먼즈 목조아파트 시험동 공개 행사'에서 목재 건축물의 안전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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