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14조원 매출 내고도 적자… 쿠팡, 3년치 영업익 날아갔다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조8000억
물류 화재·마케팅비 증가 등 여파
공정위 배달앱 추가 제재 가능성에
4분기도 수익성 회복 장담 어려워

14조원 매출 내고도 적자… 쿠팡, 3년치 영업익 날아갔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정부 과징금 등 규제 관련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이른바 '규제형 적자' 늪에 빠졌다. 올해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조8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연간 영업적자가 사상 첫 2조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년치 영업이익 사실상 증발

4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의 올해 3·4분기 영업손실은 6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2245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앞서 지난 1·4분기 3545억원, 2·4분기 83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쿠팡Inc의 올해 1·4~3·4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8318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종전 최대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2021년의 1조7088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특히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거둔 영업이익 합계 1조8987억원의 약 96%에 달한다. 불과 3개 분기 만에 최근 3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대부분을 상쇄한 셈이다.

반면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쿠팡Inc의 올해 3·4분기 매출은 14조2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 등) 부문 활성고객은 2520만명으로 전년 대비 2% 늘었다.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악화한 배경에는 잇단 일회성 비용과 고객 회복을 위한 마케팅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4분기에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6247억원이 실적에 반영된 데 이어 3·4분기에는 지난 7월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손실비용 3540억원이 반영됐다.

여기에 본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수익성 악화도 영업적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쿠팡Inc는 화재 관련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3·4분기 영업손실이 28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 마케팅 비용 증가와 상품 공급가격 인상, 물류 운영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쿠팡의 적자가 물류 인프라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서 비롯된 '계획형 적자'였다면 올해는 정부 과징금 등 규제 관련 비용이 실적에 부담을 주는 '규제형 적자'의 성격이 짙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공정위 추가 제재 변수

문제는 올해 4·4분기에도 수익성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정위가 쿠팡의 배달앱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 결정을 앞둬 추가 과징금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현재 공정위는 쿠팡이츠가 입점업체에 음식 가격과 최소주문금액, 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게 설정하도록 요구했다는 이른바 '최혜대우'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쿠팡의 쇼핑 서비스와 와우 멤버십 등을 통해 쿠팡이츠 이용을 유도한 행위가 부당한 끼워팔기에 해당하는지도 보고 있다.

지난 6월 공정위가 설명한 최혜대우 요구 사건의 예상 과징금은 250억~4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끼워팔기 혐의의 경우 관련 매출액 약 5조2600억원에 법정 과징금 상한율인 4%를 적용하면 최대 2100억원 수준이다. 이같은 추가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쿠팡의 연간 영업손실은 2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다만 쿠팡Inc는 올해 4·4분기 고정환율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고객들의 복귀와 신규 회원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을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관련해 내년 중반 회복을 목표로 계획대로 순항중이며 본질적인 고객 행동 패턴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그동안의 영향이 반영된 기간을 지나면 성장률과 마진 모두 과거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 요인들 중 어느 것도 구조적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내년에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이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장유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