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 양극화 공식 깨졌다…히스패닉·청년 이탈에 공화 텃밭 붕괴[美 중간선거]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까지 무너뜨리며 연방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10%p 넘는 격차로 승리를 안겼던 5개 주가 이번에는 민주당을 선택했다.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이끌었던 핵심 지지 연합이 불과 2년 만에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최소 7석의 상원 의석을 탈환했다. 민주당은 메인과 아이오와, 오하이오, 캔자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등 7개 주에서 승리했다.
특히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텍사스와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보수 성향의 주이자 공화당의 상징적인 정치적 기반이었다. 캔자스에서는 거의 100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민주당이 탈환한 의석 대부분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8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지 못했던 지역이다. 그만큼 이번 선거 결과가 기존 미국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공화당의 패배 규모뿐 아니라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최근 미국 선거에서는 정당 지지 성향을 바꾸는 유권자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이러한 통념이 무너졌다.
뉴욕타임스(NYT)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대선과 비교해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한 득표율 격차는 텍사스에서 26%p에 달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23%p, 사우스캐롤라이나는 22%p, 캔자스는 21%p였다. 아이오와와 오하이오에서도 각각 17%p와 16%p의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이끌었던 핵심 지지층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분석됐다.
NYT의 유권자 투표 성향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이 탈환한 7개 주에서 히스패닉계와 30세 미만 청년층,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노동자 계층의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크게 이동했다.
이들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유권자 집단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에 더해 노동자 계층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대하며 백악관 복귀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생활비 부담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이들 유권자층의 지지가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메인주는 다른 지역과 다소 차이가 있다. 메인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2024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7%p 차이로 패배했다. 이 지역에서 패배한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뉴잉글랜드 지역의 유일한 공화당 소속 연방의원이었다. 그의 패배는 민주당으로의 새로운 표심 이동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라는 분석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