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훈풍도 못 막은 반도체 매도' 日닛케이 장중 800p 넘게 하락[美중간선거]
美 증시 급등에도 日 반도체주 약세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에 수요 둔화 우려
엔화, 美 금리 하락에 장중 강세 전환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증시가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우려에 이틀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 급등에 힘입어 상승 출발한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5일 AI·반도체주 매도세에 장중 800포인트(p) 넘게 떨어졌다. 엔화는 유가 급락과 재정 확대 견제 전망에 미국 장기금리가 내려가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96.10p(0.32%) 오른 6만2384.73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어드반테스트와 도쿄일렉트론 등 지수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하락하면서 오전 한때 낙폭이 800p를 넘었다. 이후 저가 매수세에 낙폭을 일부 줄였다.
개장 초에는 미국 증시 상승이 매수세를 이끌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69.40p(3.03%) 오른 5만3356.12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도 각각 1.58%, 1.44% 상승했다.
민주당의 연방 상·하원 장악에 이란 전쟁 종식 기대가 커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결과 수용과 협력 의사 표명으로 정치 불안도 줄어든 영향이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간 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물은 배럴당 96.09달러에서 88.12달러로 8.29%, 브렌트유 1월물은 103.60달러에서 94.62달러로 8.67% 떨어졌다. 유가 하락에 따른 기업 비용 감소 기대에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서도 이날 오전 10시 무렵 종목의 80% 이상이 올랐다.
반도체주는 규제 우려가 더 컸다. 미 민주당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많은 텍사스·오하이오·조지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다. 전기요금과 환경 부담을 이유로 건설 일시 중단을 주장한 후보들의 당선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반도체·장비 수요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결과 전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각각 3.1%, 데이터센터 관련 업체 헛8과 아이렌이 각각 23.2%, 11.2% 하락했다. 반면 투자 부담 완화 기대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각각 6.7%, 6.1% 올랐다.
이날 도쿄에서도 키옥시아·이비덴·후지쿠라 등이 동반 하락했다.
향후 관건은 실제 건설 지연과 규제 강도다. 사라 비앙키 에버코어ISI 수석전략가는 "주정부 주도로 건설이 일시 중단되면 AI 투자와 미국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맷 거트켄 BCA리서치 수석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AI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소이 슈지 다이와증권 수석전략가는 "유가 하락 등을 근거로 일본 증시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엔·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달러당 158.12~158.13엔으로 전날 오후 5시보다 0.05엔 올랐다가 이후 한때 157.86엔까지 내려갔다.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뜻한다.
장 초반에는 미국의 정치 혼란에 대비해 엔화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의 매도가 나왔다. 그러나 일본 증시와 미국 장기금리가 하락하자 엔화 매수가 늘었다. 수출기업 등의 달러 매도 수요도 엔화 상승을 뒷받침한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3일 4.95%에서 지난 4일 장중 4.88%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유가 급락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줄고 민주당이 재정지출 확대를 견제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채 매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날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도 미국 금리가 내려가 달러 대비 엔화의 투자 매력을 높였다.
중장기적으로도 엔화 상승에 대비하는 수요가 남아 있다. 유가 하락은 일본의 원유 수입 부담을 줄이는 데다, 전쟁 이전보다 높은 유가에 물가 압력이 남아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일본 당국의 엔화 매수 개입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닛케이는 "일부 헤지펀드가 엔화 저평가 완화를 예상해 엔화 콜옵션을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