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보공개 거부 기준 강화…폭언·반복 청구는 차단
행안부, 정보공개법 개정안 6일 입법예고
감사·징계·연구용역 결과 사전공개 확대
'정보 없다'는 결정도 이의신청 허용
폭언·협박 청구 종결…시스템 이용 제한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공공기관의 자의적인 정보공개 거부를 막기 위해 비공개 기준을 구체화하고, 감사 결과와 공무원 징계 결과 등 국민이 별도로 청구하지 않아도 공개해야 하는 정보를 늘린다. 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당한 경우에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폭언·협박을 동반한 정보공개 청구는 종결 처리하고, 악성 청구가 반복되면 정보공개시스템 이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오는 6일부터 12월 1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민단체 활동가와 전문가 등이 참여한 민관 전담조직(TF)을 운영하고, 관계 부처와 공무원노조 등의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을 마련했다.
공공기관이 먼저 공개해야 하는 정보가 확대된다. 예산의 단계별 집행 내용, 감사 결과, 정책 결정과 관련한 연구용역 결과, 공무원 징계 결과 등이 사전공개 대상에 추가된다. 다만 연구용역 결과 등이 사전공개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면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공공기관이 해당 정보를 생산하거나 보유한 적이 없다고 통보한 경우에도 청구인이 그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정보공개율은 94.1%로 최근 3년간 94%대를 유지했으나, 이 수치에는 '정보 부존재' 결정이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해 정보공개 청구는 약 262만 건으로, 제도 도입 초기와 비교하면 약 100배 증가한 규모다.
개정안은 공공기관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한다. 현행법은 국가안보, 재판·수사, 개인정보, 기업의 영업상 비밀 등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일부 기관이 이 사유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한다는 점에서 정부는 비공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5개 유형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공무원에게 일반적인 비밀준수 의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관행도 차단한다. 국가공무원법에 비밀엄수 의무가 규정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업무 관련 정보를 비공개할 수 없다는 점을 법률에 명시한다.
단순히 내부 검토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개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고, 공개할 경우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미확정 정보 등을 비공개 대상으로 명확히 한다.
재판·수사 관련 정보는 재판의 심리나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경우 등에는 공개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마련한다.
기업의 영업비밀을 이유로 한 비공개 기준도 엄격해진다. 기존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을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로 구체화하고,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기준도 구체적인 손실이 발생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로 정비한다. 기업이 정부에 제출한 자료라도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다면 정보공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제3자와 관련된 정보는 해당 기업의 의견을 듣고 법률상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정보를 두고 지방자치단체마다 공개 여부를 다르게 판단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에 행안부 관계자는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검토하고 담당자 교육과 운영 안내서 등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폭언이나 욕설, 협박이 포함된 정보공개 청구가 접수돼도 정보공개법상 이를 종결할 수 있는 근거가 미흡하다. 개정안은 폭언·욕설·비방·협박 등이 포함된 청구를 종결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기관의 장에게 담당자 보호 조치를 마련할 의무를 부여했다.
이러한 청구나 반복 청구로 종결된 횟수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공공기관의 요청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정보공개시스템 이용을 정지할 수 있다. 청구인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정보공개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지만, 이용 정지의 구체적인 횟수와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보공개 비용을 정당한 사유 없이 납부하지 않은 경우에도 미납액을 정산할 때까지 신규 청구를 제한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반복 청구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이용 정지 기간도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