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제재 이어 배달플랫폼 규제 논란…한미 통상 마찰 우려 제기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플랫폼법과 배달플랫폼 수수료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실제로 쿠팡에 대한 정부·국회 차원의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자 한미 통상 협상 변수로 떠오른 바 있기도 하다. 야권에서는 한미 정부가 디지털 통상 현안을 사전에 협의하는 상설 조정체계 구축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청년정책 싱크탱크 굿리스너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미통상협상 긴급진단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한미 통상협상에 따른 대미투자 부담,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한미 통상에 미치는 영향, 배달플랫폼 수수료 상한제가 국내 산업과 청년 고용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집중 점검했다.
박 의원은 국내 온라인플랫폼 규제가 통상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온라인플랫폼규제법 추진 움직임을 보인 것에 대해 "한미 간 신뢰를 쌓아도 모자랄 판에 우리
내부에서 통상 마찰의 불씨를 만들어 미국 협상단에 빌미를 쥐여준 꼴"이라며 "국내 규제 하나가 통상 위기를 부르고 청년의 미래를 갉아먹는 '정책의 나비효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굿리스너는 미국계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법안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인 김영익 굿리스너 대표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의 플랫폼 규제 정책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비관세장벽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상공인 보호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반도체·자동차·철강 관세 및 대미투자 이행 조건 협상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계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에 대한 '통상 영향평가' 의무화를 제안했다. 또한 양국 정부가 디지털 통상 현안을 사전에 협의할 수 있는 상설 조정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업을 압박하는 정치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상생, 동맹의 신뢰를 함께 지키는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논의된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비롯한 규제 법안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오영택 통일한국네트워크 대표는 "배달플랫폼 규제법은 소상공인 보호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국가가 민간 기업의 가격 결정권을 침해하는 가격 통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또 무료배달이 중단될 경우 주문이 감소돼 소상공인이 매출 타격을 입게 되고, 라이더 소득 역시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미 관계가 악화될 경우 기업의 손해가 커지며, 이는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옥승철 국민의힘 파주시의원은 해외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뉴욕의 경우 2020년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했지만, 독립 음식점의 매출 감소와 배달료 전가 등 문제가 제기돼 지난해 규제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일률적 수수료 상한보다는 플랫폼 거래 투명성과 입점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적 접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한미 통상협상과의 관련성을 집중 조명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제욱 청람 부대표는 "미국 기업이라고 국내법 적용을 면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서 디지털 서비스의 비차별 원칙을 약속했다면, 정부는 규제 대상과 제재 수준이 객관적이고 비례적인 기준에 따라 결정됐음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