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이재명 대선 국방공약 불법 지원 의혹…前 국방연구원장 1심 무죄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 전 원장·연구원 3명 청탁금지법 위반 무죄
노 전 교수 공직선거법 위반 징역 8개월·집유 2년
김정섭 전 부소장도 공직선거법 위반 벌금 700만원

김윤태 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 연합뉴스
김윤태 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국방 분야 공약 개발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김윤태 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방대 교수와 세종연구소 전 부소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국방연구원 소속 연구원 부모씨와 박모씨, 안모씨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모 전 국방대 교수에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노 전 교수와 공모해 공약 개발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정섭 전 세종연구소 부소장에게는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김 전 원장은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방정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던 김 전 부소장의 요청을 받아 이 후보의 국방 분야 공약 개발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노 전 교수는 특정직 국가공무원 신분으로 정당과 정치단체에 가입하고 이 후보의 국방 분야 공약 개발에 참여한 혐의를 받았다. 김 전 부소장은 노 전 교수와 함께 공약 개발을 추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김 전 원장 등의 행위가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는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 수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방연구원 임직원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공약 개발에 자문하는 것이 연구원의 설립 목적에 따른 적법한 용역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청탁금지법이 규정한 공공기관의 용역 제공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국방연구원 임직원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공약 개발에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국방연구원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고유 사업으로서 적법한 용역이라고 평가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청탁금지법에서 정한 공공기관이 생산·공급·관리하는 용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 분야 공약 개발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서 말하는 거래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청탁금지법 위반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원장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해당 혐의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기소되지 않아 이번 재판의 심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 전 교수와 김 전 부소장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노 전 교수가 이 후보의 국방 분야 공약 개발을 논의하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참여해 문서 5건을 작성했으며 이 내용이 실제 후보자 공약에 반영된 것으로 봤다.

특히 노 전 교수가 약 16년간 국방대 교수로 재직하며 국방 분야 교육과 연구를 담당해 온 점에 주목했다. 공무원으로서의 직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김 전 부소장 역시 노 전 교수의 공무원 신분과 선거 관여 금지 의무를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단체대화방에 참여시키고, 공약 개발을 주도해 결과물을 선거 조직에 전달한 점 등을 고려해 공범으로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노 전 교수에 대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지위에 비춰 부여받은 공적 자산을 사적 목적으로 유용한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크게 위반했다"고 질책했다.

앞서 감사원은 2024년 1월 한국국방연구원이 20대 대선을 앞두고 이 후보의 국방 분야 공약 마련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전 원장과 김 전 부소장에게 각각 징역 1년을, 노 전 교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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