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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화장품 섞는 비율' AI가 맞춘다… 국민대, 소재 예측 AI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화학물질 배합 비율에 따른 성질을 예측하는 AI 모델 'MEMO'를 개발한 국민대 화학과 정준영 교수(왼쪽부터), 김지환 석·박사통합과정생, 김찬중 학부연구생. 국민대 제공
화학물질 배합 비율에 따른 성질을 예측하는 AI 모델 'MEMO'를 개발한 국민대 화학과 정준영 교수(왼쪽부터), 김지환 석·박사통합과정생, 김찬중 학부연구생. 국민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배터리 전해질이나 친환경 용매, 화장품처럼 여러 화학물질을 섞어 만드는 신소재의 성질을 실험 없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나왔다. 복잡한 배합 실험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 산업계의 소재 연구·개발(R&D)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일 국민대학교에 따르면 화학과 정준영 교수팀은 화학물질의 배합 비율에 따라 달라지는 혼합물의 성질을 정확히 예측하는 AI 모델 '메모(MEMo)'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배터리 속 전해질, 화장품, 의약품, 자동차 연료 등은 대부분 여러 물질이 섞인 혼합물이다. 하지만 같은 물질이라도 배합 비율에 따라 성질이 크게 바뀌다 보니, 지금까지는 일일이 실험을 거쳐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기존 AI 기술 역시 물질 각각의 특성만 학습한 뒤 평균을 내는 수준에 머물렀다. 음식 재료의 완성된 맛을 확인하는 대신 각각의 재료를 따로 맛보고 전체 맛을 추정하는 식이라 분자끼리 섞였을 때 생기는 상호작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탓이다.

연구팀은 AI가 처음부터 '어떤 물질이 얼마만큼 섞이는지' 배합 정보와 분자 간 상호작용을 함께 학습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86만 건 이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검증한 결과, 메모(MEMo) 모델은 밀도·음속·증기압·굴절률·표면장력 등 5가지 성질 중 4가지 항목에서 기존 AI보다 우수한 예측 정확도를 나타냈다. 특히 이온성 액체나 염 수용액처럼 분자 간 상호작용이 강한 혼합물이나, 기존에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분자가 섞인 조건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정준영 교수는 "실험을 직접 거치지 않고도 다양한 배합 비율에 따른 성질을 빠르게 알아낼 수 있게 됐다"며, "배터리 전해질 설계는 물론 친환경 용매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 소재 탐색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소재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덜어주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구 생태계 확산을 위해 이번에 구축한 평가 자료와 AI 모델 코드를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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