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담보로 1700억 빚냈는데… 증시 급락에 잠못드는 대주주 [불안한 증시]
현대엘리·애경케미칼 최대주주 등
상반기 신규 주식담보대출 공시
주가 하락에 재무 리스크 커져
美선거 여파 코스피 5300선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5300선과 670선으로 밀리면서 상반기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던 상장사 대주주들이 바늘방석에 앉게 됐다. 확인된 대주주들의 신규 주담대만 1690억원에 달한다. 증시가 급락한 상황에서 마진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파이낸셜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올해 상반기 공시를 분석한 결과 상장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신규 주식담보대출 계약으로 명시적으로 확인된 사례는 12건, 총 1690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담보주식은 2459만9063주에 달했다. 기존 계약의 단순 연장이나 조건 변경 등은 제외했다.
이 중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 현대홀딩스컴퍼니와 AK홀딩스 등 두 곳의 신규 주담대 계약액이 총 1500억원으로 확인 금액의 88.7%를 차지했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하나증권 등과 1200억원, 한국증권금융과 100억원 등 총 130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의 76.9%에 해당하며, 담보로 제공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은 268만2526주다.
AK홀딩스도 애경케미칼과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의 신규 계약을 맺었다. 한국종합기술홀딩스와 삼라 역시 각각 5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비용도 부담이다. 신규 계약 금리는 연 4.5~6.7%로 나타났다. 현대홀딩스컴퍼니의 1200억원 계약에는 연 5.51%, AK홀딩스의 100억원 계약 두 건에는 각각 연 6.1%가 적용됐다. 지분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대신 이자와 담보 관리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담보 조건도 계약마다 차이를 보였다. 신규 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은 130~140%로 확인됐다. 담보유지비율이 높을수록 대출금 대비 더 많은 담보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주가 변동에 따른 담보 관리 부담도 달라진다. 특히 보유주식이 담보로 묶인 상황에서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 대주주의 자금조달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추가 담보 제공이나 대출금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 이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담보주식 처분으로 이어져 주가와 경영권 안정성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실제로 담보로 잡힌 현대엘리베이터, 애경케미칼, 한국종합기술, 남선알미늄 등의 주가는 상반기 대비 급락한 상황이다. 다만 대주주의 차입이 곧바로 해당 상장사의 재무부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은 지분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주가가 급락하면 추가 담보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차입 규모가 크고 담보로 제공한 지분이 많을수록 주식 매물 출회와 경영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