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는 한 방울도 안 된다"... 대법, 현대차 아산공장 벌금 확정
토사는 '기준 이상'만 금지... 대법 "유류·유독물은 일체의 유출 금지"
[파이낸셜뉴스] 공공수역에 유류를 흘려보냈다면 양이 기준치에 못 미치더라도 처벌 대상이라는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토사와 달리 유류는 '일정 기준 이상'이 아니라 일체의 유출이 금지돼 있다는 것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8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안전환경팀 과장 A씨와 현대자동차에 각각 벌금 2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 등은 공장 유수분리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2018년 1월 17일과 같은 해 2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절삭유 등 유류를 공장 인근 하천으로 흘려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공장에는 1996년 유수분리시설이 설치됐으나 내부 청소나 점검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퇴적된 슬러지 등 오염물질 탓에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절삭유 등이 분리되지 않았고, 1차 유출 때는 유류 일부가 공장 남문 집수조를 거쳐 하천으로 흘러나갔다. 2차 유출 때는 빗물과 함께 남문 집수조 방류둑을 넘어갔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200만원, 현대자동차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담당 직원에 불과하고 회사 차원의 유수분리시설 유지·관리 기준이 없어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이었다. 2심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쟁점은 두 가지였다. 물환경보전법 제15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유류 유출에 양의 기준이 있는지, 그리고 유죄의 근거가 된 법화학감정서를 증거로 쓸 수 있는지다.
원심은 같은 조항 제4호가 토사에 대해서는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상"을 유출한 경우만 금지하는 것과 비교할 때, 제1호는 다르게 읽어야 한다고 봤다. 특정수질유해물질과 지정폐기물, 유류, 유독물, 농약에 대해서는 "그 위험성을 고려하여 일정 기준 이상의 유출이 아닌, 일체의 유출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빗물 등을 통해 넓은 면적에서 흘러나오는 비점오염원이라고 해서 규율 대상에서 빼야 할 합리적 이유도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법화학감정서에 대해서도 증거능력과 기재 내용의 신빙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본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환경분야 시험·검사법 제18조의3 제1항의 해석이나 구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의 법적 성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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