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등이냐 순환매냐…중간선거 후 폭락장에 증권가 시각차
코스피 4900선 밀리며 서킷 브레이커…AI 규제 우려에 투심 냉각
NH "대중 견제 강화에 반사수혜"…다올 "추세 상승보다 단기 대응"
[파이낸셜뉴스] 미국 중간선거 이후 국내 증시의 반등 경로를 놓고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인공지능(AI) 규제 우려를 키웠지만, 중국에 대한 기술 견제와 유가·금리 하락이 한국 반도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수 상승에 베팅하기보다 업종별 순환매에 대응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중간선거 이후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데이터센터 규제와 유가·금리 흐름을 꼽았다. 다만 반도체 반등의 강도와 투자 비중 확대 시점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지난 5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5.28%, 5.11% 하락했다. 미국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고 텍사스 등 주요 데이터센터 투자 지역의 주지사가 민주당 인사로 교체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날 오전 9시 3분에는 코스피가 전 거래일 종가 5383.80보다 459.19p(8.52%) 하락한 4924.61까지 밀리면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11번째이자 역대 17번째 발동이다. 코스닥시장에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진정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당선인들이 추진하는 신규 승인 일시 중단이 영구적인 건설 금지와는 다르고 미·중 AI 패권 경쟁 속에서 민주당도 자국 AI 산업의 발전을 제약할 유인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오히려 대중 기술 견제 강화로 한국의 반사수혜가 확대될 수 있다"라며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첨단 AI칩 수출 심사와 중국 반도체 기업의 장비 도입 제한 등 대중 규제 논의가 힘을 받으면 한국 반도체의 경쟁 여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도 주가 급락을 AI 투자 사이클의 종료로 해석하는 데 선을 그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규제 강화에 따른 착공 지연과 실제 서버, 메모리 발주 취소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반도체와 전력기기 등 신규 시설에 납품하는 기업의 발주 지연 위험은 커졌지만 시장이 반영한 우려와 실제 실적 훼손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 자료를 인용해 2027년 주요 데이터센터 예정 용량의 약 75%가 이미 착공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핵심 종목 보유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신규 비중 확대는 2028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의 하향 여부와 AI 기업의 신용위험 진정을 확인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다올투자증권은 중간선거 결과만으로 국내 증시의 추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는 정책 기조를 바꾸는 이벤트가 아니라 강도를 조절하는 이벤트"라며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했어도 필리버스터를 넘기 위한 상원 60석이나 대통령 거부권을 뒤집을 양원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정책 전환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조 연구원은 연말까지 코스피 예상 범위를 5200~6400으로 제시했다. 유가와 금리 부담 완화가 증시 하단을 지지할 수 있지만, AI 규제와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우려가 반도체의 투자심리를 압박할 수 있어 반등 시 상단을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역시 즉각적인 추세 상승보다 순환매와 단기 매매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