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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문하면 1년 뒤에나"...MLCC 품귀 절정에 삼성전기 더 웃는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 AI 서버용 고용량 MLCC 납기 추이
(47마이크로패럿 MLCC 기준)
7월 8월 9월 10월
31주 39주 39주 61주
(디지키, iM증권)

[파이낸셜뉴스]인공지능(AI) 서버용 고용량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기 일부 제품의 리드타임(주문 후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이 약 14개월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빠듯한 수급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고객사들도 장기계약을 통한 물량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제품 품절로 리드타임 두배 급증
8일 전자부품 유통업체 디지키에 따르면 삼성전기 MLCC 7개 품목의 납기는 올해 7월 29~31주 수준에서 지난달 일제히 61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MLCC의 통상적인 리드타임을 12주 내외로 보고 있다. 불과 석 달 만에 주문 후 제품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 배 수준으로 길어진 셈이다.

특히 AI 서버 등에 주로 탑재되는 고용량 MLCC는 재고가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다. 삼성전기 47마이크로패럿(μF) MLCC는 지난 8월부터 석 달 연속 품절 상태로, 내년 1월에야 재입고될 전망이다.

AI 서버 성능 경쟁이 고용량 MLCC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한 뒤 필요한 순간 공급해 전자기기 내부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부품이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이 높아지고 전력 소비가 늘어날수록 고용량 MLCC 수요도 커진다. GPU(그래픽처리장치)뿐 아니라 CPU(중앙처리장치)와 메모리 등 서버 구성 부품 전반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공급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AI 애플리케이션이 학습에서 추론, AI 에이전트로 확장되면서 CPU 수요가 늘고 있다"며 "CPU 마더보드와 DDR5 메모리 모듈 전반에서 고용량 MLCC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AI 서버용 MLCC는 작은 크기에 높은 용량과 안정성을 구현해야 해 공급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이다.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빠듯한 수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태곤 삼성전기 부사장은 지난달 28일 3·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용 고용량 제품인 1005 크기, 47마이크로패럿(㎌) MLCC를 빅테크 신규 플랫폼에 공급하고 있다"며 "2027년에는 해당 제품의 수요가 약 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빠듯한 수급에 가격도 상승세
빠듯한 수급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iM증권은 "삼성전기는 올해 4·4분기부터 일부 직납 고객사를 대상으로 MLCC 판가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MLCC 업계 1위인 일본 무라타 역시 가격 인상에 나선 만큼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기조와 공급 부족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고객사들은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MLCC 물량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50여개 고객사와 고부가 MLCC 관련 LTA를 체결했거나 협의 중이다. 내년에는 MLCC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장기계약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능력 확대도 고객사 요청에 발맞춰 추진 중이다. 삼성전기는 내년 1·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에 MLCC 제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용 고용량 MLCC는 증설에 시간이 걸려 수요가 늘어도 공급을 바로 확대하기 어렵다"며 "고객사들도 가격뿐 아니라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중요하게 보면서 장기계약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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