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HBM '완판'에도 커지는 불안…美 데이터센터 규제 여파 2028년 본격화 우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삼성전자우(005935)

삼성전자·SK하이닉스, 향후 수년간 HBM 물량 완판
美 중간선거 이후 신규 인허가 지연 땐
추가 발주·인수 일정에 영향 가능성
2028년 美 데이터센터 절반 규제 영향권

미국 조지아주 뉴턴카운티에 있는 메타의 스탠턴 스프링스 데이터센터가 보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조지아주 뉴턴카운티에 있는 메타의 스탠턴 스프링스 데이터센터가 보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는 최근 중장기 물량의 사실상 '완판'을 강조했지만, 빅테크 등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규제 여파로 지연되면 반도체 납품 일정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오는 2028년 미국 내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의 절반 가량이 규제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7년 HBM 공급 물량의 가격 협상을 마쳐 이미 완판됐다고 밝혔다. 메모리 수급도 2028년까지 빠듯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고객사 10곳과 다년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추가 10곳과 협상 중이라며 중장기 생산계획을 뒷받침할 수요를 확보했음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앞선 컨퍼런스콜에서 장기공급계약(LTA)으로 확보한 물량과 고객사들과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수요를 합산하면 2029년까지 D램과 HBM 물량이 사실상 모두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 14곳과 장기계약을 체결했으며, 장기계약 물량은 2027~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를 웃돈다고 밝혔다.

장기계약은 수요 변동성을 완화하는 기반이지만, '완판'만으로 모든 물량의 출하 시점과 수익성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확정 구매량과 납기 변경 범위, 가격 조정 방식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고객사가 구매량을 유지하더라도 인수 시점을 늦추면 분기별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규제가 실제 HBM 출하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차도 존재한다. 데이터센터 준공이 늦어진다고 이미 조달 중인 가속기와 메모리 주문이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빅테크 등 고객사가 서버 도입과 가속기 구매 일정을 함께 늦춘다면 HBM 납품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도 확보한 수요가 예정된 시점에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미국 민주당 소속 지나 이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은 주민 보호를 위한 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인허가를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전력·용수 사용과 주민 부담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의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당장은 아니어도 업계에선 오는 2028년이 데이터센터 증설 규제 비중이 높아질 변곡점으로 보고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규제가 강화될 경우 데이터센터 건설도 자연스럽게 미뤄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중인 사업은 기존 허가와 전력 공급 일정의 유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인허가를 앞둔 신규 사업은 착공부터 서버 도입까지 전체 일정이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 건설 중이거나 인허가를 마친 데이터센터에 대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지만, 신규 사업 지연이 이어지면 2~3년 뒤 성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언급한 협의 중인 수요의 계약 체결 여부와 삼성전자의 추가 공급계약 협상 결과가 중장기 실적 전망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